양진호 폭로한 기자 “별장에서 쉬고 싶으시죠?”… 취재 후일담

입력 2018-10-31 12:58
유튜브 '뉴스타파' 캡처

웹하드 업체 ‘위디스크’와 ‘파일노리’ 실소유주인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민낯이 드러난 가운데 이를 폭로한 ‘진실탐사그룹 셜록’의 박상규 기자가 페이스북 글을 통해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뉴스타파와 셜록은 지난 30일과 31일, 이틀에 걸쳐 양 회장이 직원을 상대로 한 갑질이나 폭언 등 만행을 폭로했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양 회장은 닉네임 ‘양회장1’으로 위디스크 고객 게시판에 댓글을 단 직원의 뺨을 수차례 때리고, 이를 촬영하도록 지시했다. 폭행 장면을 기념하겠다는 취지였다.

직원들과 떠난 2016년도 워크숍 때는 저녁 메뉴를 백숙으로 정한 뒤 살아있는 닭을 석궁을 쏴 잡으라고 지시했다. 머뭇거리는 직원에게 “지X한다”며 폭언을 하기도 했다. 양 회장은 이후 일본도를 꺼내왔다. 그는 직원이 던진 닭을 칼로 단번에 내리쳤다. 닭을 던지라는 지시 역시 양 회장이 내렸다.

양 회장의 이 같은 만행이 세상에 드러나게 된 데에는 박 기자의 공이 컸다. 그는 지난 이틀간 양 회장 관련 영상을 공개할 때마다 페이스북에 취재 후일담, 또는 폭로 예고글을 올렸다. 박 기자는 양 회장에 대한 취재를 2년 전에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해도 해도 너무하다”며 “양 회장 이야기로만 최소 6개월은 연속 보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박 기자는 워크숍 장면이 담긴 2번째 영상을 공개하기 전 양 회장에게 남기는 듯한 말을 페이스북에 적었다. 그는 “이렇게 골치 아픈 날, 강원도에 있는 회장님 별장 겸 연수원의 옥상 온돌방에 누우면 참 좋을 텐데요, 그렇죠”라며 “그런데 저희가 거길 찾아가는 바람에 이젠 거기도 맘껏 못 가겠죠”라고 했다.

이보다 앞선 게시물에는 양 회장이 자신의 승용차에 타 있는 사진을 올렸다. 박 기자는 “회장님의 람보르기니는 5억원이 넘는다. 롤스로이스는 6억원이 넘는다”며 “그에 반해 양 회장에게 맞은 전직 직원은 섬으로 도망가 좁은 원룸에 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부를 비교하는 게 아니다. 양 회장은 디지털성범죄 영상으로 부를 쌓아 괴물이 됐다. 개발자였던 폭력 피해자는 양 회장 때문에 IT업계를 떠나야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양 회장이 실소유주로 알려진 위디스크가 음란물 유통을 방치한 혐의를 잡고 수사를 벌여왔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양 회장의 직원 폭행 사실이 알려진 뒤 이를 병행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박 기자는 “슬슬 타깃을 공공기관 쪽으로 옮기겠다. 양 회장이 날뛰는 배경이 있을 것”이라며 추가 폭로를 예고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