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여자친구의 집으로 찾아가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살해하고 3명에게 상해를 입힌 남성이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사망자는 여자친구의 아버지였다. 아버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딸의 전 남자친구를 온몸으로 막았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정성호)는 30일 전 여자친구의 아버지를 살해하고 일가족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A씨(21)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6월 18일 오전 7시쯤 흉기를 준비해 부산 해운대구에 있는 전 여자친구 B씨의 집 앞에서 기다렸다. 출근을 위해 집 밖으로 나온 B씨의 아버지(53)를 발견하고 목과 팔 등을 찔렀다.
B씨의 아버지는 A씨가 집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온몸으로 막았다. 이 과정에서 큰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B씨 아버지는 결국 과다출혈로 숨졌다. A씨는 집으로 들어가 B씨와 어머니, 남동생에게도 주먹을 휘둘러 상해를 입혔다.
검찰은 A씨에 대해 징역 25년을 구형했다. 법원 역시 검찰의 구형량과 같은 수위로 A씨를 엄벌했다. A씨 변호인은 이날 법정에서 “A씨에게 지적장애가 있다. 범행 직전 술을 마신 상태였기 때문에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 주장을 근거로 감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경계선 지능 및 지적장애 4급 진단을 받아 병역면제처분을 받았고 전체 지능이 낮은 사실을 인정한다. 그러나 피해자를 칼로 찌르게 된 경위와 이후 정황 등에 관해 구체적으로 진술했다”며 “피고인이 작성한 SNS 게시글이나 반성문 내용, 헬스 트레이너로 사회생활을 해온 점을 고려하면 비정상적인 정신 상태에서 범행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자들은 그들의 주거지에서 범행과 피해 상황을 직접 보고 겪어 신체적, 정신적으로 상당한 고통을 겪었고 그 상처는 앞으로도 쉽게 치유되지 않으리라고 본다. 특히 피해자 B씨는 이성 교제 때문에 결국 아버지가 사망하게 되었다는 극심한 죄책감에 시달리고 피해자들은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강문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