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에도 등장했던 양진호…“불법영상 유통업계 神”

입력 2018-10-31 11:00

불법촬영 영상을 유통하는 웹하드 카르텔 중심에 양진호 회장이 있었다.

웹하드 서버 업계 1위 ‘위디스크’와 3위 ‘파일노리’ 실소유주인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실체가 연일 폭로되고 있는 가운데,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언급한 ‘웹하드 업계 왕회장’이 양 회장이었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지난 7월 28일 ‘죽어도 사라지지 않는 웹하드 불법동영상의 진실’ 편을 방송했다. 당시 방송에 등장한 피해자 A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했다. 불법촬영된 영상이 유포돼 고통 받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다. A씨는 생전 디지털 장의사에게 영상을 삭제해달라고 의뢰하거나 성형수술을 하는 등 살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지만 끝내 가해자를 밝혀내지도 못하고 생을 마감했다.

그는 세상을 떠났지만 영상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심지어 그가 사망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다시 올라온 영상도 있었다. 죽은 사람이 생전에 남긴 작품이라는 의미인 ‘유작’이라는 믿을 수 없는 별칭이 붙은 채였다.


불법촬영 영상을 무자비하게 유포하는 웹하드 업계는 오로지 돈만 생각했다. 이날 방송은 유출 영상이 돈벌이가 되는 현실 속 피해자들의 고통이 왜 멈추지 않고 반복되고 재생산되는지 추적했다.

김삼화 바른미래당 의원은 웹하드 업체들이 불법촬영 영상을 유통하면서 디지털 장의사 업체까지 함께 운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불법촬영 영상을 뿌린 뒤 피해자들에게 돈을 받고 지워주는 식이다. 또 불법촬영 영상을 걸러내는 필터링 업체 역시 실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디지털 성범죄 현실을 고발하면서 양 회장이 운영하는 ‘위디스크’를 언급했다. 전세준 변호사는 “(양 회장이) 업계에서 전설로 통한다. 다 회장이라고 부른다”고 전했다. 최종서 변호사는 “위디스크는 웹하드 업계에서는 거의 신격화돼 있는 업체”라고 말했다.


불법촬영물이 계속 유통되는 웹하드 카르텔 핵심인물로 양 회장을 지목했다. 당시 제작진은 양 회장과 인터뷰를 시도했으나 관계자로부터 “5년 전 웹하드 업계에서 은퇴했다. 이제 로봇을 만든다”는 말만 전해들었다.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이 나간 뒤 경찰은 양 회장 사무실과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현재 그가 직원들을 폭행했다는 사실이 밝혀진 만큼 남부지방경찰청은 양 회장에 대한 수사에서 직원 폭행 사건까지 병행 수사할 방침이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