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내 인생을 바꿔놨다” 은둔생활 중인 양진호 폭행 피해자 육성 인터뷰

입력 2018-10-31 06:00 수정 2018-10-31 08:42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에게 폭행당한 피해자가 후유증 때문에 서울을 떠나 외딴섬에서 은둔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라우마 때문에 IT개발자라는 직업도 계속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뉴스타파는 지난 2015년 4월8일 양 회장이 실소유지인 웹하든 서버 위디스크 전직 개발자 강모씨를 무차별 폭행한 장면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에 양 회장은 직원들이 지켜보는 사무실 안에서 강씨에게 입에 담을 수조차 없는 욕설과 강한 폭행을 가했다.



강씨는 무릎까지 꿇고 양 회장에게 사과했다. 이 같은 폭행의 원인은 강씨가 인터넷 사이트 고객 게시판에 댓글을 단 것에서 비롯됐다. 이날 강씨는 ‘양진호1’ 이라는 아이디로 “매사에 성실히 임하면 연봉 팍팍 올려주겠다” “지금도 불철주야 일하느라 고생이 많다. 낮과 밤이 바뀌면서 일하지만 어디가도 이만큼 돈 못 받는다” 등의 댓글을 장난삼아 남겼다.

이후 강씨는 양 회장으로부터 회사로 찾아와 사과하라는 연락을 받았고 이날 사과와 상황 설명을 하기 위해 사무실을 찾아갔다가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사건 직후 강씨는 모멸감과 양 회장에 대한 공포 때문에 외부와의 접촉을 모두 끊은 채 생활하고 있었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강씨를 만나기 위해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바닷가 마을을 찾았다. 그곳에서 만난 강씨는 화가 난다는 심경을 밝혔다. “어쨌거나 내 인생을 크게 바꿔놨던 계기가 됐다”고 한 강씨는 “이런데 와서 혼자 조용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그 일 이후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강씨는 당시의 상황에 대해 “자신이 쓴 글을 보고 양 회장이 화가 날 수도 있다고 이해한다”며 “자신으로 인해 발생된 상황이니 내가 책임지고 상황설명을 하려고 갔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강씨는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폭행을 하기 시작했다”며 “딱 하루 사이트에 들어가 의견 공유창 그것도 그 사람 개인 메일이나 그런 쪽으로 지속적으로 비난한 것도 아니고 그 의견사항에 제 글을 소신껏 적은 거다. 그걸 가지고 이렇게 일을 크게 벌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못했다”고 말했다.

모멸감을 느꼈을 것 같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강씨는 “말도 못하게 많이 있었다. 치욕스러웠다. 사람을 아예 바닥으로 내던진거나 마찬가지다. 아무리 퇴사한 직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직원이 엄청난 큰일을 저지른 것도 아닌데 직원을 떠나 한 사람의 인권을 그렇게 묵살해 버리면 안 되는 거라고 본다”고 토로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망신과 혐오를 느꼈다”고 한 강씨는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두려움이 있었다. 그 사람이 갖고 있는 부와 주위에 있는 핵심 요직들 때문에 내가 소송을 건다고 하더라도 양 회장을 도와줄 사람이 많고 나에게 해코지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강씨는 또 폭행 사건을 계기로 극심한 후유증에 시달렸다고 했다. “사건 발생 후 일을 하다 같은 건물에 미팅이 있어 참석했는데 그 건물 주위에 가는 것조차 가슴이 두근거렸다”고한 강씨는 “나 혼자만 가는 게 아니라 동료와 대표하고 함께 가는데 혹시 이분들한테까지 해코지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결국 강씨는 직업을 바꾸기도 했다. “IT개발이라는 일은 즐거워야 할 수 있는데 트라우마가 생기니까 (못하겠더라)”라고 말했다. 보복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냐는 질문에 강씨는 처음 양 회장을 찾아간 이유가 그런 두려움 때문이었다고 답했다. 강씨는 IP추적을 당할 뻔했다고도 했다. “회사에서 전화가 왔는데 비난 글을 쓴 IP를 추적했더니 내가 사는 동네로 뜨더라고 하더라”고 한 강씨는 “그 IP가 혹시 너 아니냐고 추궁했다”고 폭로했다.

강씨는 고심 끝에 인터뷰에 응한 이유에 대해 “한 사람의 기업인이 대한민국에서 엄청난 부를 가지고 있고 더 많이 성장할 기업인으로 나가실 분인데 자신의 잘못을 바로 잡지 않고 그냥 넘어가면 앞으로 나 같은 희생자가 많이 나올 것 같았다”고 말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