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주혁 1주기에 소속사 대표가 남긴 가슴 찡한 글

입력 2018-10-30 21:04

나무엑터스 김동식 대표가 지난해 세상을 떠난 배우 고(故) 김주혁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김동식 대표는 30일 인스타그램에 “서산 주혁이 산소에 다녀오는 길입니다”로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썼다.

그는 “어느덧 이렇게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며 “주혁이를 보내고 유난히 춥고 허전한 겨울을 보내고 또 100년만의 폭염이었다는 여름을 보내고 이렇게 다시 마주하기 싫었던 10월 30일(을 맞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작년 오늘 고등학생이던 제 딸은 대학생이 됐다. 세상은 이렇듯 변함없이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흘러가고 있는데, 이 세상에 주혁이만 제 곁에 없다는 것이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며 그리움을 내비쳤다.

김 대표는 이날 마련된 1주기 추모식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생전에 생일 파티도 해본 적 없을 만큼 자기를 위해 자리 만드는 것을 몹시 부끄러워했던 주혁이”라며 “오늘 이 자리, 그놈은 손발이 오그라든다고 뭐라 할지도 모르겠다”고 썼다.

이어 “많은 분이 참석해주실 텐데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해야 할지, 이 자리에 모여 유감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도 “주혁이는 자기를 위해 모여주시고 그리워해 주시는 여러분의 사랑에 감사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무 슬퍼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보고 싶다 내 동생”이라는 말로 글을 마무리 지었다.

김주혁은 지난해 10월 3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1년이 지났지만 많은 동료와 팬들은 김주혁을 추억하고 있다. 그가 세상에 남긴 작품도 큰 사랑을 받아 김주혁은 지난 22일 열린 제55회 대종상 영화제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과 특별상을 수상했다.

◆ 김동식 대표가 올린 글 전문

서산 주혁이 산소에 다녀오는 길입니다.

어느덧 이렇게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주혁이를 보내고 유난히 춥고 허전한 겨울을 보내고 또 100년만의 폭염이었다는 여름을 보내고 이렇게 다시 마주하기 싫었던 10월 30일 입니다.

작년 이맘때 주혁이는 서울 어워즈에서 남우조연상을 받았고 올해 지난주 대종상에서 남우조연상을 받았습니다.

작년 오늘 고등학생이었던 제 딸은 대학생이 됐고 올해도 변함없이 한국프로야구는 플레이오프가 시작됐습니다.

세상은 이렇듯 변함없이 아무 일도 없단 듯이 흘러가고 있는데……. 이 세상에 주혁이만 제 곁에 없다는 것이 아직도 믿어지지 않습니다.

오늘 저녁에 마련한 추모식은 저나 종도형을 포함해서 주혁이를 사랑하고 주혁이를 그리워하고 주혁이가 그곳에서나마 행복하길 바라는 동료, 지인, 팬분들이 모여 추억하고 추모하기 위해 만든 자리입니다.

생전에 생일 파티해본 적 없을 만큼 자기를 위해 자리를 만드는 것을 몹시 부끄러워했던 주혁이라서 오늘 이 자리 그놈은 손발이 오그라든다고 뭐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너무 슬퍼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너무 슬퍼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오늘 저녁 그 자리에 많은 분들이 참석해주실 텐데 인사 말씀을 올릴 때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해야 할지 이 자리에 모여서 유감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주혁이는 자기를 위해 모여주시고 그리워해 주시고 추모해주시는 여러분의 사랑에 감사하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2018년 1주기…. 보고싶다. 내 동생 김주혁.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