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 때문에 개를 죽였다” 부산 일가족 살인사건 피해자의 메시지

입력 2018-10-30 18:06
아파트 CCTV에 포착된 부산 일가족 살해 용의자 신모씨(32)의 모습. 범행도구가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가방을 들고 아파트로 들어가고 있다. 부산경찰청 제공

헤어진 남자친구에 의해 목숨을 잃은 ‘부산 사하구 일가족 살인사건’의 피해자 지인이 용의자가 평소 폭력적인 모습을 자주 보였다고 주장했다. 또, 용의자가 피해자의 반려견을 질투해 죽인 적도 있다고 했다.

피해자 조모(33)씨의 친구라고 밝힌 A씨는 용의자 신모(32)씨가 조씨를 자주 때렸다고 29일 부산일보에 밝혔다. A씨는 “(신씨가) 지난 8월 초 가전제품을 던져 집을 엉망으로 만들었다고 한다”며 “그때 조씨가 ‘강아지를 데리고 엄마 집에 가서 살겠다’고 하면서 집을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조씨가 짐을 찾기 위해 집으로 돌아갔을 때는 이미 강아지가 죽어있었다며 “신씨가 집을 나간 조씨에게 화가 나서 강아지를 던져 죽였다더라”고 전했다

또 다른 친구인 B씨는 조씨가 보냈던 소셜미디어 메시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메시지는 지난 8월 6일과 8월 28일에 발송된 거였다. 조씨는 첫 번째 메시지에서 “(신씨와) 헤어지려고. 다 집어 던지고, 회사도 관둔다고 한다. 욕하고 때린 적도 있다. 감정적인 사람이라 힘든 것 같다”고 했다.

두 번째 메시지에는 “우리 강아지가 죽었다. 지 놔두고 개 데리고 평생 산다고 해서 죽였다. 그래서 많이 힘들었다. 질투 때문에 개를 죽였다”고 적혀있었다.

A씨는 이후 조씨가 짐을 찾으러 신씨와 동거하던 집에 갔었다고 했다. 조씨 어머니도 동행했다. 이때 신씨와 조씨 어머니 사이에도 갈등이 빚어졌다고 한다.

A씨의 주장은 경찰이 30일 발표한 1차 수사결과와 비슷하다. 사건을 수사 중인 부산 사하경찰서는 이날 신씨가 치정에 의한 이별 살인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의 1차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신씨가 조씨에 대한 집착이 강했고, 가전제품을 던지는 등 폭력적인 행동도 했다는 주변인 진술을 근거로 들었다. 신씨가 조씨의 강아지를 질투해 죽였다는 진술도 있었다고 했다. 신씨의 잦은 이직 때문에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다툼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신씨가 조씨와 1년간 동거한 뒤 지난 8월에 이별했고, 이후 신씨가 많이 힘들어했다는 진술도 나왔다고 했다. 경찰은 “조씨 어머니와도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신씨가 결별 후 조씨와 13차례, 조씨 어머니와 10차례 통화했다”고 설명했다.

신씨는 지난 24일 오후 부산 사하구의 한 아파트에서 조씨와 조씨의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를 흉기와 둔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조씨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의 시신은 화장실에 놓여있었고, 조씨 시신은 거실에서 나왔다. 신씨는 작은방에서 질소 가스에 질식해 숨진채 발견됐다.

경찰은 “디지털 포렌식 분석결과와 부검 결과 등이 나오면 정확한 범행 동기 등을 추가로 수사한 이후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