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브라운 셔츠 입은 유치원 원장?… 브랜드 관계자 “정품과 다르다”

입력 2018-10-30 13:46 수정 2018-10-30 15:16
2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의 교육부 등에 대한 오후 종합 국정감사에서 김용임 한국유치원총연합회 비대위 전북지회장 겸 대외협력부장이 헤드랜턴을 머리에 쓰고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국정감사장에서 헤드랜턴을 끼고 “비리라고 부르지 말라”며 하소연한 사립유치원 원장이 당시 고가의 명품 셔츠를 입고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네티즌은 ‘악어의 눈물’이라며 거센 비난을 쏟아냈지만, 이 같은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전북 익산에서 사립유치원을 운영하는 김용임 한국유치원총연합회 대외협력부장(전북지회장)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의 교육부 등 종합 국정감사에서 헤드랜턴을 꺼내 머리에 썼다.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를 받고 답변하던 중이었다. 그는 “전국에 있는 원장들이 전부 루이비통은 아니다”며 “아침마다 눈뜨면 새벽부터 이렇게 헤드랜턴을 켜고 마당에서 일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아이들 30명 데리고 인건비를 못 받아가는 원장도 많이 있다. 교사 봉급 주기 위해서 아파트와 자동차도 팔았다”면서 “제 자식 봉급도 못 주고 제 봉급도 못 받고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국 모든 사립유치원 원장이 최근 적발된 이른바 ‘비리 유치원’처럼 국가 지원금을 유용하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네티즌은 김 부장이 입고 있는 흰색 셔츠에 주목했다. 단추 부분과 양 소매에 붉은색, 남색 세로줄무늬가 그려진 셔츠였다. 일부 네티즌은 이 제품이 명품 브랜드 ‘톰브라운’의 63만원짜리 셔츠라는 의혹을 내놨다. 유명 가수 지드래곤이 입었던 톰브라운 셔츠와 매우 비슷한 디자인이라는 것이다.

톰브라운 홈페이지 캡처

서울 압구정 H 백화점에 입점된 톰브라운 관계자에게 30일 문의한 결과, 김 부장이 착용한 셔츠는 이 브랜드 제품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관계자는 “전국의 톰브라운 매장에서 정식으로 수입하는 셔츠 중에는 소매에 붉은색, 남색 줄무늬가 들어간 제품이 없다”며 “비슷한 디자인의 모조품이 워낙 많다”고 말했다.

김 부장도 이날 “동료 원장들이 국정감사 전날에 사서 들고 온 셔츠다. 동네 골목 옷가게에서 4만원에 샀다고 한다”고 위키트리에 해명했다. 그러면서 “제가 3만원짜리 옷도 못 사 입는 사람인 것을 알기 때문에 주변 원장님들이 1만원씩 걷었다더라”며 “뭔지도 모르고 입고 나갔다. 그 브랜드를 알았다면 입었겠는가”라고 밝혔다.

김 부장의 해명에도 30일 오후 1시30분 기준 포털사이트 네이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6위에는 톰브라운이 올라와 있다. 일부 사립유치원 원장이 공금을 횡령해 명품 가방이나 성인용품 등을 산 사실이 알려져 국민적 공분을 샀던 만큼, 네티즌들의 관심도 높은 것으로 보인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