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FC서울)이 돌아왔다.
FC서울은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1 2018 34라운드 강원과의 원정경기에서 1대 1 무승부를 기록했다. 비록 승리를 거두지 못했지만 이 경기의 주인공은 단연 박주영이였다. 박주영은 0-0으로 팀이 득점하지 못한 상황에서 천금같은 선제골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경기는 강원 역시 뒷심을 발휘해 정승용이 만회 골을 터뜨리며 1대 1로 마무리됐다.
서울은 8승 12무 14패 승점 36점을 기록했다. 박주영에겐 의미가 깊은 날이다. 지난 7월 22일 인천전 이후 3달여 만에 출전이기 때문. 골을 기록한 것 역시 지난 3월 11일 이후 7개월여 만이다. 당시 경기장에 들어찬 팬들도 연신 박주영의 이름을 외치며 오랜만에 그라운드를 밟은 그에게 환호를 보냈다.
경기가 끝난 후 최용수 감독은 당초 박주영을 첫 번째가 아닌 2번째로 교체 투입할 계획이었다고 밝혔다. 다만 현장 분위기와 윤주태의 체력이 떨어졌다는 것을 고려해 박주영 카드를 꺼내 들었다. 최 감독의 판단은 적중했다. 경기 분위기를 바꿔 놓았을 뿐 아니라 동점 골까지 기록했다. 후반 38분 골키퍼 양한빈이 길게 연결한 골킥을 박희성이 머리로 떨구자 침착한 오른발 슛으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박주영은 경기가 끝난 후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간 힘들었던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팀이 힘들 때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은 선수로서 실망감이 들었다. 선수들에게 할 수 있다고 얘기한다는 것도 어려웠다. 최악의 상황(2부 강등)을 맞지 않도록 노력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선수들과 함께 위기에서 탈출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활약을 약속했다.
자신의 섣부른 SNS로 불거졌던 전임 감독들과의 문제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그는 “내가 실력이 부족해서다. 감독님의 선택이고 거기에 관해 얘기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고 밝혔다.
분명한 것은 그간 2군 무대까지 밟는 굴욕까지 맛봤던 박주영에게 최 감독이 다시 한번 비상할 기회를 줬다는 사실이다. 자신 역시 그 기회에 극적으로 복귀 골을 쏘아 올리며 확실하게 보답했다. 박주영은 화려하게 복귀했지만 서울의 험로는 계속되고 있다. 강원 전 무승부로 연속 무승은 여전히 11경기(4무 7패)로 진행 중이다 올 시즌 34경기에서 8승(12무 14패)에 그쳐 승점 36점(10위)을 기록 중이다.
최 감독은 “팀 분위기부터 바꿔야 한다. 선수들의 자신감은 떨어져 있고, 보이지 않는 불신도 있다”며 침체한 선수단 분위기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나머진 박주영의 몫이다. 팀이 어려운 상황 속에 간판스타로서 팀 후배들을 다독여 자신이 베테랑 공격수인 이유를 증명할 때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