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후보 KB, 7연패 도전 우리은행… WKBL 3일 개막

입력 2018-10-29 16:55
29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8~2019 여자프로농구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6개구단 감독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KB 안덕수 감독,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 신한은행 신기성 감독, OK저축은행 정상일 감독, KEB하나은행 이환우 감독. 뉴시스

청주 KB 스타즈가 새 시즌 여자프로농구(WKBL) 우승후보 1순위로 지목됐다.

KB를 제외한 5개 구단 사령탑들은 2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2019 시즌 WKBL 개막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미국여자프로농구(WNBA)를 경험한 뒤 성장한 센터 박지수가 버티고 있는 KB가 강력한 우승후보”라고 입을 모았다. 우승후보로 지목된 KB의 안덕수 감독은 “박지수가 있기에 높이로 승부를 걸겠다. 골밑을 지배하는 농구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WKBL은 최근 수년간 아산 우리은행의 천하였다. 우리은행은 지난 시즌까지 통합 6연패를 달성하며 왕조를 굳건히 했다. 이에 우리은행의 아성을 깰 팀의 등장 여부가 새 시즌 최대 관심거리로 꼽힌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비시즌 국가대표 차출, 부상자 속출 등으로 제대로 된 훈련을 못했다”면서도 “우승팀의 위치를 지키는 것에 초점을 맞춰 시즌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제도가 일부 변경됐다. 기존 외국인 2명 보유, 1명 출전 방식에서 1명 보유, 1명 출전 방식으로 바뀌었다. 또한 외국인 선수는 2쿼터에 출전하지 못한다. 이에 국내선수 전력이 좋은 팀들의 선전이 예상된다. 한 구단 관계자는 “비시즌 연습경기를 해보니 국내선수만 뛰는 2쿼터에 승부가 갈리는 상황이 나오더라. 국내선수들의 비중이 커질 것”이라고 귀띔했다.

신기성 인천 신한은행 감독은 “국내선수의 역할이 커지지만 외국인 선수가 1명이기 때문에 체력 및 파울, 부상 관리가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근배 용인 삼성생명 감독도 “국내선수들끼리 뛸 때 잘하는 팀이 좋은 성적을 가져갈 것 같다”고 말했다.

KB를 우승후보로 꼽는 이유도 이 같은 변화 때문이다. 196㎝의 장신센터 박지수는 WKBL 무대에서 외국인 선수를 빼놓고는 사실상 적수가 없다. WNBA에서 몸싸움, 리바운드 등 기량이 더욱 성장했다는 평가다. KB는 지난 시즌에도 박지수의 활약에 힘입어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을 차지했다. 새 시즌 2쿼터는 박지수의 독무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온다.

29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8~2019 여자프로농구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6개구단 선수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OK저축은행 노현지, 신한은행 김단비, 우리은행 박혜진, KB국민은행 강아정, 삼성생명 배혜윤, KEB하나은행 강이슬. 뉴시스

하지만 각 구단은 KB를 견제하겠다며 이를 갈고 있다. 신기성 감독은 “FA 가드 이경은을 영입했고,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는 동시에 어린 선수들의 기량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며 “다른 팀보다 한 발 더 많이 뛰며 빠르고 끈끈한 농구를 펼치겠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임근배 감독은 “비시즌부터 국내선수들이 중심이 되는 방향으로 훈련했다. 농구 자체가 역동적이지만 더욱 살아서 파닥파닥하는 듯한 농구를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환우 부천 KEB하나은행 감독은 “어느 해보다 발 빠르게 비시즌을 준비했다. 큰 부상없이 선수들이 모두 훈련에 합류해 고무적”이라며 “4쿼터 승부처까지 끈끈한 농구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강이슬(하나은행)은 “6개 구단 중 우리 팀이 가장 빨리 비시즌을 시작해 기대가 된다. 특히 팀에 새로 합류한 가드 고아라의 활약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새 이름을 갖고 출발하는 OK저축은행 프로농구단의 각오도 남다르다. OK저축은행은 지난 시즌까지 KDB생명이 운영했지만, 이후 구단을 인수하는 팀이 나타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WKBL 위탁운영 체제로 가던 중 OK저축은행이 개막 직전 네이밍 스폰서로 참가해 숨통이 트였다.

정상일 OK저축은행 감독은 “올 여름 많이 더웠다. 저희도 몸은 더웠는데 마음이 추웠다”며 “여건이 많이 안 좋다보니까 여러 가지로 어려웠지만 선수들이 굉장히 열심히 해줬다”고 그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정 감독은 “비시즌 준비 과정이 좋았기에 설레지만 걱정도 되는 게 솔직한 제 심정”이라며 “어려운 여건이지만 최선을 다해서 여자농구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싶다”고 희망했다.

노현지(OK저축은행)는 “평소보다 쉽지 않은 시즌을 준비했다. 오히려 어려운 상황을 겪으면서 선수, 감독, 코칭스태프가 하나로 뭉치는 계기가 됐다. 간절함과 끈끈함을 가지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테니 기대해달라”고 당부했다.

2018-2019 시즌 WKBL 정규리그는 다음 달 3일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공식 개막전을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새 시즌 올스타전은 내년 1월 6일 열린다. 2005년 이후 13년 만에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개최된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