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바쳐 화재 진압했는데…소방관 우수 평가는 행정직원들이 싹쓸이

입력 2018-10-29 15:28 수정 2018-10-29 15:38

소방관 성과평가에서 최고등급인 S등급을 받는 소방관 절반 이상이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행정직에 몰려있고, 화재진압과 구급출동 등을 담당하는 현장 소방관들 10%만이 S등급을 받아 성과 차별이 존재한다는 지적이 29일 제기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안상수 자유한국당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16~2018년 전국 소방관 성과 평가’를 분석한 결과, 외근직(출동직)보다 내근직(행정직) 직원들이 성과평가에서 압도적으로 S등급을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의 경우 S등급을 받은 소방관 75.6%가 내근직이었고, 외근직은 19.3%만이 S등급을 받아 차이가 4배에 달했다. 서울과 인천도 S등급을 받은 내근직 직원이 절반을 넘었지만 외근직 비율은 10% 언저리에 머물렀다.
심지어 광주, 전남, 대전, 강원, 경북, 부산, 충북, 대구는 S등급을 받은 외근직 비율이 한 자릿수에 그쳤다. 충북은 S등급을 받은 외근직이 전체의 4.7%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이러한 차이는 성과지표가 다른 내근직과 외근직을 함께 평가하기 때문이다.

외근직의 경우 심정지 환자 자생률, 구급차 이용 시민 만족도를, 내근직의 경우 홍보실적이나, 협력 양성 인원 등을 평가지표로 활용한다. 업무상 성과로 간주되는 기준에 차이가 있지만 이를 동일 선상에서 평가하다 보니 출동직에 비해 업무환경이 상대적으로 편한 행정직들이 높은 등급을 받는 데 유리할 수밖에 없다.

안 의원은 “지난 국정감사 때 출동직 소방관들이 차별받는 이유는 성과평가 위원장과 위원들이 ‘내근직’으로만 구성된 제 식구 감싸기 행정 때문이라고 지적했는데, 소방청은 여전히 ‘최종 인사고과 결정자를 내근직에 배정하겠다’고 밝히고 있다”며 “외근직과 내근직의 업무가 다른 이상 성과평가를 따로 실행해 공정하게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심우삼 기자 s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