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 분장으로 얼굴을 검게 칠한 남성을 두고 ‘인종차별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메트로는 28일(현지시간) 런던의 한 지하철에서 두 남녀 승객이 핼러윈 분장을 두고 설전을 벌인 영상이 SNS에 공개됐다고 29일 보도했다.
영상에서 한 백인 남성은 가발을 쓰고 얼굴에 검은 칠을 한 모습으로 자리에 앉아 누군가를 향해 열변을 토했다. 곧바로 영상 화면은 다른 방향으로 돌아가며 한 흑인 여성을 비췄다. 그녀는 남성을 향해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무언가를 따지고 있었다.
여성은 그에게 “왜 핼러윈 분장을 그 모습으로 했냐?”고 질문을 던졌다. 남성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왜 안돼?”라며 자신을 변호했다. 여성은 “당신이 검게 얼굴을 화장한 것은 좀 인종차별적이다”라고 지적했다. 남성은 끝까지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그녀를 지켜보았다.
이 동영상은 사건 당시 함께 지하철에 타고 있던 한 승객에 의해 촬영됐다. 한 아이의 엄마이자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24세의 여성은 28일 자신이 운영하는 트위터 계정에 “지금이 2018년 맞나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죠?”라고 말하며 해당 동영상을 게시했다. 영상은 일파만파 번졌다.
네티즌은 영상 속 핼러윈 분장을 두고 인종차별이 맞는가에 대해 갑론을박을 펼쳤다.
어떤 이는 “그가 영화 ‘펄프 픽션’에서 사무엘 L.잭슨이 연기한 ‘줄스 윈필드’로 분했다”며 “좋아하는 캐릭터를 따라한 것 같다”고 의견을 드러냈다.
‘펄프 픽션’은 배우 존 트라볼타, 사무엘 L.잭슨이 출연하며 1994년 미국에서 개봉된 코미디 영화다. 할리우드 대표 흑인 배우 사무엘 L.잭슨은 이 작품에서 진한 곱슬머리를 한 채 두꺼운 콧수염을 하고 검은 양복을 입은 모습으로 등장한다.
대다수는 반박했다. 이들은 “그가 영화 캐릭터를 따라한 것은 중요하지 않다. 검게 칠한 얼굴이 문제다”라고 주장했다.
메트로에 따르면 자신을 블랙 아발랑쉬라고 소개한 한 여성 네티즌은 “검은 얼굴은 백인들에게 항상 부정적인 뜻으로 사용됐다”며 “그들은 앞으로도 (이 일처럼) 우리의 외모를 과장하고 놀릴 것이다. 좋다. 옷은 차려입어라. 하지만 검게 칠하는 얼굴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누리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