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그룹이 5년 7개월 만에 코웨이 탈환에 성공했다.
웅진과 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은 29일 MBK파트너스와 코웨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코웨이홀딩스 주식 22.17% 인수금액은 약 1조6850억원이다. 이는 총자산 대비 315.22% 규모다. 웅진그룹과 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은 자금을 함께 조달한다. 인수자금을 절반씩 분담하고, 나머지 자금에 대해선 인수금융을 통해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웅진그룹이 올해 1월 코웨이 인수설을 공식화할 때만 해도 시장의 눈초리는 차가웠다. 시장은 웅진의 자금력을 의심했다.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코웨이 지분 27.2%는 1조8300억원가량인데다, 경영권 프리미엄 30%가 붙으면 인수금액이 2조원을 넘어 ‘무리수’라는 것이다.
웅진의 상황도 좋지 않았다. 웅진은 무리한 사업 다각화로 경영난에 몰려 웅진코웨이를 비롯해 웅진식품·웅진케미칼 등 알짜배기 계열사를 모두 매각했으며, 남은 13개 계열사 중 대표 사업은 웅진씽크빅과 웅진에너지 정도밖에 남지 않았었다. 또 MBK파트너스도 “웅진을 매각 상대로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혀왔으며, 지난 9월 이해진 현 코웨이 대표이사도 “매각은 대주주 MBK가 결정할 문제이지만, (인수) 실현 가능성에는 의문이 든다”고 언급했었다.
다시 찾은 ‘웅진 코웨이’란 이름이 큰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웅진의 코웨이 인수 소식에 29일 오후 1시40분 웅진 주가가 장중 28.58% 급등해 시장의 기대감을 대변했다. 반면 코웨이는 장중 26.94% 급락했다.
코웨이는 지금까지 양호한 성장세를 그려왔다. 동남아 시장에서의 성과와 의류 청정기 등 신규 렌털 카테고리로 2조7000억원의 기대 매출을 창출했다. 웅진코웨이가 된 뒤엔 웅진이 지난 3월 자체 발매한 웅진렌털과 보일 시너지도 기대된다.
웅진에 따르면 코웨이 경영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웅진은 인수가 마무리되는 내년 1분기 후 웅진코웨이를 적극 내세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웅진 관계자는 "렌털시장은 연 10% 수준의 성장률을 보이며 거시적 환경 변화에 따라 수요는 더욱 증대될 것"이라며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 제품을 만들어 히트시켜왔듯 새로운 시장을 열어 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웅진코웨이는 1989년 윤석금 회장이 설립한 뒤 1998년 업계 최초의 ‘렌털’ 비즈니스를 구현하며 8년 만에 매출 1조원을 돌파한 기업이다. 무리한 사업 다각화로 경영난에 몰려 2012년 코웨이를 1조2000억원가량에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매각했다. 그 후 웅진은 1년6개월 만에 채무를 조기상환하고 법정관리를 조기 졸업해 코웨이를 탈환했다. 인수 예정일은 내년 3월 15일이다.
이슬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