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동생 공범 아니다” 사실일까?… 경찰, 전문가 동원해 수사

입력 2018-10-29 14:13 수정 2018-10-29 14:17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피의자 김성수(29) 씨가 치료감호소로 이동하기 위해 22일 오전 서울 양천구 양천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

경찰이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피의자 김성수(29)의 동생 김모(27)씨가 받는 공범 의혹에 대해 외부 전문가까지 투입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주민 서울경찰청장은 29일 출입기자단과의 정례 브리핑에서 “동생도 공범일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엄정하고 철저하게 수사하는 중”이라며 “내·외부 법률전문가 7명을 동원해 공범 및 부작위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투입된 법률 전문가는 관련 전공 교수, 변호사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팀은 법률적으로 김성수와 동생의 공범관계가 성립하는지에 대해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또 외부 전문기관에 범행 현장이 찍힌 CCTV 영상 분석도 요청했다고 한다.

이 청장은 “강서경찰서 이외의 다른 지방청에서 CCTV를 분석하는 전문 형사 4명이 추가로 투입돼 엄밀히 추적, 분석하고 있다”며 “이런 것들이 마무리되면 (공범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생이 피해자를 잡고 있는 장면, 형을 밀치는 장면 등에 대해 법률적으로 공범이나 부작위 여부가 성립이 되는지를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수는 지난 14일 오전 8시10분쯤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모 PC방에서 아르바이트생인 신모(21)씨를 흉기로 수십차례 찔렀다. 김성수는 경찰 조사에서 “신씨에게 자리 청소를 요구했는데 화장실에 다녀와도 치워져 있지 않았고, 이용 요금 1000원을 돌려달라고 했는데 받지 못해 화가 났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현장에서 경찰이 쏜 테이저건에 맞아 체포됐고, 신씨는 급히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건 당일 오전 11시쯤 숨졌다.

이후 “김성수 동생이 피해자 팔을 붙잡아 범행을 도왔다”는 내용의 글이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졌다. 네티즌은 김성수만 체포한 경찰에 대해 비난을 쏟아냈다. 한 매체가 CCTV 영상을 편집해 공개한 것도 논란을 더욱 키웠다. 편집된 영상에는 김성수 동생이 범행을 도운 것처럼 찍혀있었다.

경찰은 “목격자 진술, CCTV 전체 영상 등을 종합한 결과 동생을 공범으로 보기 어렵다”고 적극 해명했다. 김성수 동생이 흉기를 든 형이 아닌 피해자를 붙잡은 것에 대해서도 “(자신과) 가까이 있는 사람을 먼저 떼려고 했다’는 진술이 신빙성 있다”며 “집단 폭행 사건 등을 수사하다 보면 일반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다. 대부분 정신이 없으니까 가까이 있는 사람을 말린다”고 설명했다.

김성수도 지난 22일 치료감호소로 이송되기 전 서울 양천경찰서를 나오면서 “동생이 공범이라는 의혹도 있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공범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동생에 대한 엄정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여론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이에 김성수 동생은 경찰의 거짓말탐지기 조사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성수는 충남 공주에 위치한 국립법무병원 치료감호소에서 정신감정을 받고 있다. 감정은 최장 한 달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