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심근경색 골든타임 놓친 시·군·구 작년 158곳

입력 2018-10-29 13:48 수정 2018-10-29 14:33

지난해 기준 전체 252개 시·군·구 가운데 63%가량이 급성 심근경색 골든타임(발병 후 120분 이내)을 지키지 못한 사각지대인 것으로 드러났다.

즉 급성 심근경색 환자가 발병 후 응급실 도착까지 2시간을 초과해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것이다.

전남 해남은 급성 심근경색 환자가 응급실 도착까지 무려 8시간 30분이나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립중앙의료원로부터 제출받은 ‘환자 거주지 기준 시군구별 급성심근경색 환자의 내원 소요시간’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급성 심근경색 발병후 응급실 내원까지 120분을 초과한 지방자치단체는 158곳에 달했다.
2016년 내원 소요시간 120분을 초과한 지역이 139곳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상황이 악화된 것이다.

광역단체별로 골든타임 초과지역을 살펴본 결과, 전남이 가장 심각했다. 전남 22개 시·군·구 중 급성 심근경색 발병 후 응급실까지 걸린 시간이 120분을 초과한 지자체가 95%(21곳)에 달했다. 내원 소요시간이 골든타임 이내인 곳은 화순군 1곳에 불과했다. 환자가 응급실 도착까지 5시간 넘게 걸린 지자체도 2곳이나 됐다.

이밖에 전북(86.7%), 강원(83.3%), 충남(81.3%) 등 대부분의 지자체가 골든타임 사각지대에 놓인 반면 인천·세종(0%)은 모든 지자체의 주민이 120분 안에 응급실까지 이송됐다. 서울(20%) 부산(31.3%)과 같은 대도시에서도 대다수 시·군·구가 골든타임을 준수하는 것으로 나타나 급성심근경색 치료에도 지역간 격차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급성 심근경색 발병후 내원 소요 시간이 가장 긴 상위 10위 시·군·구에는 전남지역 4곳이 포함됐다. 이 가운데 해남의 경우 내원에 걸린 시간이 무려 8시간 30분(510분)이나 됐다.

신 의원은 “이들 10곳은 모두 농촌 도서 산간지역이라는 특징이 있고 센터급 이상 응급의료기관이 없다는 공통점을 갖는다”면서 “응급 의료 인프라가 부실한 탓에 급성심근경색 환자가 다른 지역의 응급실을 찾아가야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급성 심근경색은 발병 후 30분부터 괴사가 일어나는 등 생사를 두고 촌각을 다투는 질병”이라며 “응급 의료 인프라 취약지부터 지역 심혈관질환센터를 설치해 생활권 내에서 신속하게 급성 심근경색을 치료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