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호 태풍 위투는 이제 필리핀 상륙을 준비하고 있다. 사이판을 초토화할 때만큼의 위력은 약화됐지만 여전히 초속 43m의 강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기상청은 29일 “위투가 오전 9시를 기준으로 필리핀 마닐라 동북동쪽 약 620㎞ 부근 해상에서 서남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투는 24시간 안에 필리핀으로 상륙한다. 오는 30일 오전 9시 마닐라 북북동쪽 약 300㎞ 부근 육상에 올라탈 것으로 예상된다.
위투는 지난 25일 상륙한 사이판에서 1명의 목숨을 빼앗고, 건물과 기반시설을 파괴했다. 수도·전기·통신을 끊고 공항·항구를 폐쇄했다. 이로 인해 우리 국민 1800여명이 고립되기도 했다. 이들은 정부 파견 군 수송기, 민간 항공사의 임시편으로 귀국했다.
위투는 이튿날 중심기압을 900hPa대로 내리고 바람을 초속 55m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중심부에서 930hPa 이하의 기압이 관측되면 매우 강한 태풍으로 평가된다. 유독 강한 가을 태풍 중에서도 위투의 힘이 어느 정도였는지는 중심기압을 통해서도 짐작할 수 있다.
위투의 위력은 다소 약화됐다. 필리핀은 사이판만큼의 피해를 입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중심기압이 950hPa, 최대 풍속이 43m/s로 각각 측정된 위투의 위력은 여전히 강력하다.
위투는 필리핀을 지난 뒤부터 사실상 소멸 수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 남부 상륙을 앞두고 돌연 방향을 틀 가능성이 있다.
홍콩 동남동쪽 약 310㎞ 부근 해상까지 진출할 다음달 3일, 위투의 진행 방향은 북서진에서 북동진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이때 위투의 중심기압이 1000hPa까지 상승하고 최대 풍속이 17m/s로 크게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