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이탈리아 무대로 떠나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공백을 지우지 못했다. 선발로 나선 카림 벤제마와 가레스 베일은 이날도 고개를 숙였다. 확실한 주포가 없는 상황.
레알 마드리드는 29일 오전 0시 15분(한국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캄프 누에서 열린 2018-2019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10라운드 바르셀로나와의 엘 클라시코에서 1대 5로 패했다. 무려 4점 차 대패. 이날 경기로 레알은 리그 3연패 및 5경기 무승이라는 최악의 부진에 빠졌다. 9위의 자리 역시 그대로 지켰다. 상대 에이스 리오넬 메시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당한 패배라 충격은 더했다. 2010년 11월 엘 클라시코 이후 8년 만에 5골을 내주는 비참한 패배였다.
이날 벤제마는 위협적인 찬스에서 수차례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하며 패배의 책임을 피하지 못했다. 그는 그간 엘 클라시코에서 26경기 9골을 기록하며 준수한 모습을 보여왔으나 이날만큼은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그의 공격 파트너로 나선 베일 역시 어떠한 존재감도 드러내지 못한 채 77분 조용히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그들의 마지막 리그 득점은 지난달 2일 CD 레가네스전(4대 1승)이 마지막이다. 시즌 초반 연속골을 기록하며 기대감을 불러일으켰으나 오래가지 못했다. 이번 시즌 레알의 리그 득점은 10경기 14골, 호날두가 있던 시절엔 겪지 못했던 심각한 빈공에 시달리고 있다.
친 레알 성향 매체 ‘마르카’는 레알의 최고 스트라이커는 마르셀루라는 비아냥까지 하고 나섰다. 윙백 자원인 마르셀루는 최근 4경기에서 3골을 기록하며 현재 레알 선수단 중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레알은 호날두를 떠나보낸 후 비니시우스 주니어와 마리아노 디아스를 더하는 데 그치며 기존 자원인 벤제마와 베일에게 기대를 걸었다. 그리고 현재 최악의 공격력으로 부진을 자초하며 안일했던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이번 엘 클라시코 참패는 그간 레알의 부진이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준 결과였다. 부진한 공격력과 망가진 수비까지 호날두의 파괴력 앞에 가려졌던 그들의 민낯이 톡톡히 드러났다.
훌렌 로페테기 감독의 경질은 이미 기정사실로 되며 그라운드 밖에서의 잡음도 시끄러운 상황이다. 그의 후임으로 안토니오 콘테가 거론되며 이미 레알 수뇌부들과 구두계약을 끝마쳤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그래도 믿을 건 벤제마와 베일뿐. 다른 대안은 없다. 부진한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벤제마가 계속 선발출전 하는 이유기도 하다. 그들이 제 역할을 해내지 못한다면 레알의 끝없는 추락을 막기는 어려워 보인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