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을 대하는 자세’ SK와 KIA의 엇갈린 행보

입력 2018-10-29 10:15 수정 2018-10-29 10:48

SK 와이번스 박정권(37)의 올해 정규 시즌 성적은 14게임 출전에 29타수 5안타였다. 홈런 2개, 5득점, 6타점에 불과했다. 그런데 트레이 힐만(55) 감독은 플레이오프전에 박정권을 중용했다. 넥센 히어로즈와 8-8로 맞선 1차전 9회말 1사 1루 상황에서 투런 홈런을 작렬시켰다. 끝내기 결승 홈런이다.

김강민(36)의 활약도 눈부시다. 플레이오프 1차전 4회말 넥센 선발 제이크 브리검을 상대로 투런 홈런을 날렸다. 2차전에서도 5회말 2사 상황에서 중월 솔로 홈런을 때렸다. 결승 홈런이다. 김강민은 2경기 동안 7타수 3안타, 2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타율은 0.429다. 두 경기 모두 가장 핫한 상황에서 베테랑이 왜 필요한지를 보여줬다.

이와는 반대 상황에 내몰린 게 임창용(42)이다. 올 시즌 37게임에 출전해 5승5패 4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5.42를 기록했다. 그리고 해태 타이거즈 시절이던 1995년부터 KIA 타이거즈 소속이었던 올 시즌까지 760게임에 나와 130승 86패, 258세이브 19홀드를 올렸다. 말 그대로 레전드다.

그런데 KIA는 임창용을 내보냈다. 베테랑을 내보내는 팀들이 모두 그러하듯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자 한다는 그럴듯한 명분을 달아서다. KIA 팬들은 분노하며 김기태 감독 퇴진 운동에 나서고 있다.

세월의 무게 앞에서 베테랑이 떠나는 것은 어찌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KIA의 최근 행보는 세련되지 못했다. 아니 베테랑을 대하는 자세가 너무나 틀렸다. 임창용 개인을 넘어 KIA 야구를 사랑해온 팬들의 바람을 무시했다. 베테랑을 대하는 자세가 너무나 다른 SK와 KIA의 행보에서 경기 결과도 팬 반응도 너무나 다른 요즘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