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사건, 1984년 판문점 총격사건, 2017년 판문점 조선인민군 병사 귀순 총격 사건. 남북 병사들이 군사분계선(MDL)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경계하는 모습으로 익숙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은 떠올리는 것만으로 묘한 긴장감을 주는 남북 분단의 상징 그 자체였다.
하지만 28일부터 더 이상 남북 병사들이 서로를 경계하는 모습을 볼 수 없게 됐다. 남북 군사당국과 유엔군사령부는 27일까지 JSA 비무장화 조치로 초소와 화기, 탄약 철수 등에 대한 공동검증을 마무리했다. 이로 인해 이르면 다음달부터 JSA 내 민간인의 자유왕래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관계자는 28일 “3자(남북·유엔사)가 JSA 내 초소와 화기 철수 등이 제대로 실행됐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마쳤다”며 “이르면 다음 달 중 (JSA 자유왕래가)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북은 평양정상회담에서 채택한 ‘9·19 군사분야 합의서’ 이행을 위해 이달 1일부터 20일간 JSA 내 지뢰제거 작업을 완료했다. 이후 닷새간 JSA 내 남측 4곳, 북측 5곳 등 초소 9곳의 모든 화기 및 탄약, 초소 근무를 철수 한 데 이어 전날 ‘3자 공동검증’도 끝냈다.
남북은 JSA에서 근무하는 양측 병력의 왕래는 물론 판문점을 방문하는 우리 국민과 북한 주민, 외국인 관광객, 참관인원들의 자유로운 남북 왕래 또한 합의한 상황이다.
이제 판문점에서는 1953년 정전협정 합의 대로 ‘판문점 민사경찰’이라는 노란 완장을 찬 35명씩의 주둔 병력만 남는다. 이들은 자유로운 왕래가 가능해지는 만큼 JSA 내에서 월남이나 월북 등을 막는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민간인들의 자유로운 왕래는 3자 협의체를 통해 구체적인 판문점 공동관리기구 구성과 운영방식이 확정되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박태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