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김정은과 한라산 가겠다”

입력 2018-10-28 16:06 수정 2018-10-28 16:49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청와대 춘추관 출입기자단과 함께 북악산에 올라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남 시 한라산을 동반 방문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연말 국정운영 기조로는 외교안보 현안과 경제 문제를 꼽았다.

문 대통령은 28일 청와대 출입기자단과 취임 후 두 번째 북악산 산행에서 “‘백두에서 한라까지’라는 말도 있으니 김 위원장이 원한다면 한라산 구경도 시켜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번 제가 (북한에) 올라갔을 때 워낙 따뜻한 환대를 받아서 실제 김 위원장이 답방할 때 어디로 가야하는지 걱정이 된다”며 “아직 일정이 구체화 안 돼 계획을 세우고 있진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얼마나 시간을 보낼 수 있을지 모르니 맞춰서 (계획을) 잡겠다”고 덧붙였다.

올 연말까지 국정운영 기조를 묻는 질문에는 “가계 같으면 이번 달 집수리를 마치고 다음 달 겨울 준비를 하겠지만 국정은 동시다발적으로 개시된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외교적으로도 할 일이 많고 경제면에서도 할 일이 많다”며 “딱히 답하기 어렵지만 어쨌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결코 실패하지 않도록 기회를 살려내기 위해 할 일이 많다”고 답했다. 이어 “한편으로는 북한, 한편으로는 미국과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정기 국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편으로는 거시적 경제지표가 어떻든 간에 국민들이 민생을 어려워하셔서 민생의 어려움을 덜면서, 그러나 정책 기조인 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공정경제 기조를 잘 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려면 정기국회 마무리가 중요하다. 중요 입법이 많은 만큼 국회하고도 협력해야 하고 예산안도 잘 통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건강관리 방법을 묻는 질문에는 “국가기밀에 속하는 것 같다”며 농담을 건넸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뒷산 북악산 쪽에서 시간 나는 대로 산책을 하고 있다”며 “시간이 없을 때는 잠시 산책하고, 시간이 되면 ‘조금 더, 조금 더’하다가 (북악산) 성벽까지 갈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말에는 산에 올라 시민들과 사진을 찍기도 한다. 그렇게 걷는 것이 건강관리도 되고 생각을 정리하기도 좋다”고 말했다. 특히 “생각을 정리할 때, 가령 연설문에 대해 생각을 할 때 걷고는 한다”고 덧붙였다.

산행은 숙정문, 백악촛대바위, 청운대, 1·21사태 소나무, 북악산 정상, 창의문 경로로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1·21사태 소나무 앞에서 이른바 “박정희 모가지 따러 왔수다”로 유명한 1968년 김신조 등 남파간첩 청와대 습격사건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총 31명이 침투해 29명이 사살되고 1명의 행방은 미확인, 김신조 소위는 투항한 사건이다.

문 대통령은 “김신조 일당이 30명 요원과 함께 북한산으로 왔다”며 “사모바위 밑에 가면 그 사람들이 은거했던 동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후 전면 통제됐다가 노무현 대통령 당시 개방됐다”며 “이곳은 수방사의 방공망 방어로 활용되기 때문에 군 막사들이 남아있기도 하다. 인왕산은 전면 개방됐지만, 북악산도 개방 정도를 넓히려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기자단 산행 배경에 대해 “지난해 취임 후 한번 산행을 했고, 올해 들어선 봄 이후로 상황들이 빠르게 전개되면서 산행 기회를 마련하지 못했다”며 “그 바쁜 상황 때문에 나도, 기자들도 고생했다. 좋은 계절에 산행 한 번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기자단 산행은 지난해 취임 직후인 5월 13일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