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탕집 성추행 판결’ 규탄집회 화력 집중?… 1만5000명 신고 40명 참석

입력 2018-10-28 06:42 수정 2018-10-28 11:58
인터넷 카페 '당신의 가족과 당신의 삶을 지키기 위하여'(당당위) 회원들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인근에서 '부산지법 동부지원의 곰탕집 성추행 유죄 판결 비판 집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곰탕집 성추행 사건'을 둘러싼 사법부 규탄 집회와 이 집회에 반발한 맞불 집회가 27일 도로를 사이에 두고 동시에 열렸지만 참석 인원은 저조했다.

‘당신의 가족과 당신의 삶을 위하여'(당당위)는 이날 오후 1시 서울 혜화역 2번 출구 인근에서 '헌법 수호 유죄 추정 반대' 집회를 열었다. 참석 인원 1만5000명이라고 신고했지만 집회에는 40여명 남짓 참석했다.

같은 시간 반대편인 혜화역 1번 출구에서는 ‘남성과 함께하는 페미니즘(남함페)'이 집회를 열었다. 참석 인원 2000명이라고 신고했으나 30여명만이 나왔다. 이들은 당당위 시위 자체가 ’2차 가해'라고 주장했다.

김재준 당당위 대표는 “사법부가 유죄 추정을 하기 시작하면 소시민들이 개인적으로 공권력에 맞서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사법부가 하루 빨리 무죄추정의 원칙이라는 헌법 가치를 수호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비판했다.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인근에서 인터넷 카페 '당신의 가족과 당신의 삶을 지키기 위하여'(당당위) 회원들(오른쪽)이 '부산지법 동부지원의 곰탕집 성추행 유죄 판결 비판 집회'를, 남성과 함께하는 페미니즘(남함페) 회원들(왼쪽)이 혜화역 인근에서 '당당위 집회에 항의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날 참가자들은 ‘사법부는 각성하라' ‘날림재판 필요 없다' ‘원칙을 준수하라' ‘유죄 추정 그만두고 지켜내자 무죄 추정' 등의 구호를 외쳤다.

반대편 남함페 집회 참가자들은 ‘꽃뱀 추정 중단하라' ‘2차 가해 규탄한다' 등이 적힌 피켓을 들었다.

이날 두 집회는 이른바 ‘곰탕집 성추행 사건’이 계기가 됐다. 곰탕집 성추행 사건은 지난해 11월 곰탕집에서 남성 A씨가 여성 B씨의 엉덩이를 만진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6개월 실형을 받은 사건이다.

A씨 아내가 1심 선고 직후인 지난달 초 온라인 커뮤니티와 청와대 청원게시판 등 인터넷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파장은 컸다. 청와대 청원은 사흘 만에 20만명을 돌파했고, 온라인은 들끓었다.

A씨 아내는 ‘법원이 증거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피해자의 일방적인 진술만으로 남편에게 실형을 선고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B씨 진술의 구체성, 사건 발생 후 반응 등을 근거로 내려진 해당 재판 판결문 내용, 신발장에 가려져 A씨가 B씨 신체를 만지는 장면이 명확하지 않은 CC(폐쇄회로)TV까지 공개되자 남성들의 반발이 확산됐다.

성난 남성들은 인터넷 카페를 통해 사법부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기로 했고, 온라인에서 반응은 뜨거웠다. 하지만 집회 당일 참석자는 40여명에 불과했다. 여성들의 혜화역시위에 맞서 남성들의 목소리를 내겠다며 1만5000명 참가를 신고했지만 온라인에서 의 호응과는 달랐다. 쌀쌀해진 날씨 탓도 있지만 온라인 여론은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