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2주년을 맞아 문재인정부의 지속적인 '적폐 청산'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27일 열렸다. 집회 참가자들은 “촛불의 힘으로 탄생했다고 자임하는 새 정부 역시 실망을 주고 있다”며 청와대 사랑채까지 행진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박근혜 퇴진 촛불 2주년 조직위원회는 이날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주최 측 추산 35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촛불 2주년 기념대회'를 열고 “우리는 여전히 촛불 민의가 원하는 새로운 사회로의 길을 가로막는 수많은 적폐들과 맞서고 있다”며 “정부는 촛불이 상징하는 국민의 요구를 하루빨리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촛불 조직위원회는 이날 ▲재벌 문제 ▲국정원·검찰·경찰 등 공안통치기구의 개혁 ▲정치선거 제도 개혁 ▲서울 집값 문제 ▲성별임금격차 해소 ▲좋은 일자리 문제 ▲노점상·철거민·장애인들의 최소한의 생존권 보장 등을 청산되지 않은 적폐라고 지적했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는 “촛불 민의 제도화를 위한 수많은 과제들이 적폐세력의 방해로 낮잠을 자고 있으며, 2년 째 국회는 식물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청산되지 않은 적폐세력들이 국회·정부·사회 내에서 고개를 쳐들며 촛불 민의를 부정하고 왜곡하기에 여념이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새 정권이 당초 바람과는 달리 우경화하고 있고 재벌을 봐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이 여전히 1만원을 밑돌고 있는 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집행유예로 석방되고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무혐의 처분받은 게 그 증거라고 주장했다.
다음 달 21일에는 적폐청산·노조할 권리·사회 대개혁을 촉구하는 총파업이 예정돼 있다. 집회를 마친 이들은 광화문광장에서 청와대 사랑채 앞까지 행진에 돌입했다.
이날 촛불 2주년 기념대회에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을 요구하는 보수단체들의 집회가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열렸다. 이 집회에는 1500명가량 참석했다.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 등은 “박 전 대통령을 즉각 석방하라”며 “촛불집회는 쿠데타”라고 주장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비판하며 자리에서 물러나라고도 촉구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