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반대하는 인사, 언론사에 폭발물 소포를 보낸 용의자가 나흘 만에 경찰에 체포됐다.
제프 세션스 미 법무장관은 2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플로리다주 남부 플랜테이션에서 체포된 용의자는 56세 공화당원인 시저 사요크”라며 “뉴욕주 연방검찰은 사요크를 즉각 기소했다”고 밝혔다. 용의자에게 적용된 혐의는 전직 대통령 위협 등 5개. 세션스 장관은 “법정에서 최고 58년형이 선고될 수 있다”고 밝혔다.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용의자가 체포됐지만 이것으로 폭발물 위협이 끝난 게 아니며 아직 더 많은 폭발물 소포가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사요크의 폭발물 소포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앞으로 발송됐다. 이외에도 이날까지 발견된 것만 13개에 이른다. FBI는 파이프 형태의 폭발물이 들어있는 소포 가운데 일부가 플로리다주에서 발송된 것을 보고 수사력을 집중했다. 일부 소포에서 채취된 용의자의 지문을 통해 신원을 파악한 뒤 휴대전화를 추적해 체포했다.
용의자는 체포된 26일 오전(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플란테이션에서 트럼프 스티커가 부착된 흰색 승합차 안에서 체포됐다. 승합차 안에는 친트럼프 관련 포스터들이 붙어있었다. 용의자의 주소지는 플로리다주 아벤추라이지만 그는 부모 집에서 쫓겨나 승합차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용의자 시저 사요크는 1990년대 초와 2002년 폭발물 협박 등으로 체포된 기록이 있는 동일 범죄 전과자다. 1999년에는 차량 절도로 체포됐다. 또한 그는 2016년 3월 공화당원으로 등록해 투표에 나선 기록이 있는 열렬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이 사건을 언급하며 “정치적 폭력은 결코 허용할 수 없으며 그것을 뿌리뽑기 위해 대통령으로서 가진 모든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테러행위는 비열한 것이며 용의자는 법적 최대한도로 기소돼 처벌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폭발물 소포의 타깃이 두 전직 대통령을 비롯해 모두 민주당 관련 인물인 점을 의식한 듯 이름을 거론하지 않고, ‘고위급 유명인사들’이라고 둘러말했다. 폭발물 소포가 배달된 CNN에 대해서는 이날 새벽 트위터에 “시청률이 바닥인 CNN이 폭발물 소포 사건에 대해 어떻게 마음대로 나를 비판할 수 있는지 우습다”고 공격하기도 했다. “CNN은 이번 사건을 9·11 테러와 오클라호마시티 폭탄 테러와 비교하고 있다”는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박세원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