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호 태풍 위투가 종착지로 중국 남부를 가리키고 있다. 이미 사이판을 초토화한 이 태풍은 곧 필리핀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27일 “위투가 오후 3시를 기준으로 필리핀 마닐라 동북동쪽 약 1370㎞ 부근 해상에서 서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태풍은 필리핀 북부를 지나 다음달 1일 오후 3시 중국 남쪽 해상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위투는 지난 25일 사이판에서 공항·항구를 폐쇄하고 기반시설을 파괴했다.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44세 여성이 사망했다. 섬에 하나뿐인 의료시설인 사이판국립병원(CHC) 응급실로 부상자 133명이 이송됐다.
우리 국민 1800여명은 사이판에 고립돼 불편을 겪었다. 정부에서 파견된 군 수송기, 민간 항공업체의 임시 항공편으로 귀국을 준비하고 있다.
위투는 여전히 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중심기압은 920hPa, 최대 풍속은 53m/s로 측정됐다. 중심부에서 930hPa 이하의 기압이 관측되면 매우 강한 태풍으로 평가된다.
위투는 중국에서 태풍위원회로 제출된 이름으로 옥토끼를 뜻한다. 귀여운 이름과 다르게 괴물처럼 상륙 지점을 초토화하고 있다. 다만 그 위력은 필리핀을 지날 때 다소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심기압은 950hPa대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남쪽 해상으로 진출할 때쯤, 중심기압은 970hPa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이 위력도 녹록한 수준은 아니다. 필리핀·홍콩·중국 남부 여행객과 현지 교민은 태풍 정보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기상청은 “태풍의 위치가 4~5일 뒤 유동적일 수 있다. 이후의 기상정보에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