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일가족 살해 용의자가 아파트 CCTV에 포착된 순간, 그의 손에는 큰 가방이 들려있었다. 그 안에는 전기충격기와 전선 등 범행 도구가 담겨있었다. 용의자가 주도면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부산 일가족은 잔인하게 죽음을 맞이했다. 특히 용의자의 전 여자친구였던 이의 몸에는 고통받다 숨진 흔적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끔찍한 방법으로 남을 살해한 용의자 자신은 다른 방법을 택해 목숨을 끊었다.
28일 부산 사하경찰서에 따르면 부산 일가족 살해 사건의 범행 현장인 아파트에사 전기충격기와 전선 등 14개의 범행 도구 나왔다. 이 중 범행에는 5개가 사용됐다. 용의자 남성 A씨(32)는 자신이 준비한 범행 도구로 전 연인 B씨(33), B씨의 아버지 C씨(65), B씨의 어머니 D씨(57), B씨의 할머니 E씨(84)를 살해했다. 집에 혼자 있던 아버지와 뒤어이 귀가한 어머니, 할머니를 차례로 살해했다. 마지막으로 집에 온 B씨의 목숨도 앗아갔다.
특히 과거에 교제했던 B씨는 가장 참혹한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됐다. 용의자 A씨는 2개 이상의 범행 도구를 이용해 B씨를 숨지게 했다. 고통스러운 과정을 겪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경찰은 두 사람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8월까지 만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가 헤어진 뒤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
전 연인을 포함한 부산 일가족 살해를 벌인 용의자 A씨는 사건 후 현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흉기 등 끔찍한 방법으로 남의 목숨을 앗아간 데 반해 자신은 좀 더 손쉬운 방법을 선택했다. 그가 범행에 사용한 질소 가스를 큰 통에 담아 현장으로 들고 가는 장면도 CCTV에 담겼다.
용의자 A씨의 차에서는 고무장갑과 케이블 타이 등이 든 등산용 가방도 발견됐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