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70도 날씨에 밖에서 먹는 야외 식사는 어떨까.
남극 연구 기지에서 근무하고 있는 프랑스 과학자 사이프리앙 박사는 10월 초 실제로 자신이 남극에서 먹은 음식들을 찍어 올렸다. 과연 먹을 수 있을지 의문인 음식들은 종류도 다양했다. 박사는 고립된 환경의 남극 연구기지에서 얼어붙은 음식들을 예술작품이라고 칭하며 사진으로 남겼다.
사이프리앙 박사가 처음으로 소개한 남극 음식은 ‘얼음 스파게티’다. 영하 70도에 들고나간 스파게티는 한순간에 ‘얼음’이 됐다. 박사는 “오늘 온도는 영하 70도로 조금 올랐지만, 나는 지붕 위에서 점심을 먹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전혀 몰랐다”는 코멘트를 덧붙였다.
스크램블 에그 만들기를 실패했다는 그의 짤막한 글에는 얼어붙은 달걀의 사진이 있었다. 노른자와 흰자는 달걀을 터뜨린 즉시 폭포 형상으로 굳었다. 음식 재료까지 바로 얼려버리는 남극의 매서운 추위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스위스의 전통음식이자 ‘흘러내리는 뜨거운 치즈’로 유명한 라끌렛도 남극의 추위를 피할 수는 없었다. 라끌렛을 접시에 담으려는 순간 얼어붙어 라끌렛 사각팬이 허공에 뜨는 웃지 못할 상황도 벌어졌다.
남극에서는 디저트를 먹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식빵에 바른 잼과 누텔라는 깨기 어려워 보일 정도로 딱딱하게 얼어붙었다. 박사는 이 같은 상황에도 “균형잡혔다”며 간식조차도 남극에서는 이렇게 먹기 힘들다는 것을 재치있게 표현했다.
남극의 새하얀 눈, 초콜릿, 그리고 산딸기를 넣어 만든 ‘남극표 빙수’도 선보였다. 사이프리앙 박사는 남극의 환경이 얼마나 인간의 삶에 비협조적인지 보여줬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이곳 환경은 인간에게 적대적이며 우리의 생존은 기술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허핑턴포스트지에 따르면 사이프리앙 박사는 유럽 우주 개발을 위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남극 극지방에 13명의 연구원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이들은 냉동 음식을 주로 먹으며 힘들게 연구를 이어가고 있지만 극한 환경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신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