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과 전원책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위 위원 사이에서 벌어진 설전이 점입가경이다. 전 위원이 친박 단체(태극기부대)를 끌어안아야 한다고 공개 발언하면서 시작된 공방은 ‘꼰대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하 위원은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 위원은 ‘나 꼰대요’라고 광고하고 있다”고 적었다. 앞서 하 위원이 전 위원을 향해 “보수궤멸의 주범이 될 것”이라고 비판하자, 전 위원은 “하 위원은 내게 경고할 위치가 아니다”고 되받았다.
하 위원은 “누구나 정치인을 비판할 수 있다”며 “나이, 경력, 학력이나 재력이 상대적으로 앞선다고 갖는 특권의식은 보수가 시급히 청산해야 할 구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특권의식에 절어있는 분이 혁신 작업 칼자루를 잡고 있으니, 혁신이 제대로 될 리가 있나”라고 목소리 높였다.
둘 사이의 논쟁은 전 위원이 15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과의 인터뷰에서 “친박 단체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가장 열렬한 지지자였다. 극우가 아니다”라며 “그들을 우리 보수 세력에서 앞으로 제외할 것이냐. 그건 아니다”라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그는 당시 친박 단체를 두고 “친박 단체는 나라를 걱정하는 분들” “대통령을 구속시키면서 추락한 국격을 걱정하는 분들”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하 위원은 “친박 단체는 헌법을 부정했을 뿐 아니라 폭력까지 선동했다. 전 위원은 보수대통합이 아닌, 보수대공멸의 주범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친박 단체는 보수가 아니다. 박 전 대통령을 수령으로 모시는 개인숭배집단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전 위원도 기분 나쁜 내색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이젠 품격 있는 정치를 할 때가 아니냐”며 “하 위원이 내게 경고할 위치는 아닌 걸로 아는데”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보수가 무너지는 데 내가 주범이라고 했다. 주범으 ‘범’은 범죄의 ‘범’이다. 그 표현을 쓸 때 잘못 쓰면 상대방의 감정을 해치게 된다”고 말했다. “내가 만약에 하 위원은 보수가 아니다. 하 위원이야말로 ‘트로이목마’ ‘보수 궤멸의 주범’이라고 하면 기분이 좋겠나”고도 했다.
이어 “하 위원의 말엔 자꾸 날이 서 있다. 그 날은 반드시 자신에게 돌아간다”며 “서로 간에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는 여유를 좀 가지자고 말씀을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전형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