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하면 떠오르는 것… ‘슬픔’에서 ‘안전’으로

입력 2018-10-26 17:58
게티이미지뱅크

안전하게 이별하는 방법마저 학습해야하는 걸까. 최근 헤어진 연인·부부 사이 다툼이 살인으로 번지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이별범죄’에 대한 두려움이 거세지고 있다.

일가족 모두가 살해 당한 참혹한 사건이 26일 세상에 알려졌다. 부산에서 일가족 4명이 아파트 안에서 사망했는데 놀랍게도 용의자는 ‘사위’라고 불리던 남성 신모(32)씨라고 했다. 그는 자신의 전 여자친구를 포함해 그의 가족 전부를 살해했다.

범행 이유는 ‘이별’인 것으로 보인다.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는 지난해 10월부터 전 여자친구와 동거하다 올해 8월 경 결별했다. 이후 상당히 힘들어했다고 지인들은 말했다.

◇ ‘이별’ 하면 떠오르는 것?… ‘안전’

‘이별’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슬픔’이나 미련’을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불과 3년 전까지는 그랬다고 한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이별’을 검색하면 ‘안전’이 가장 먼저 검색된다. 빅데이터 전문가 최재원 다음소프트 이사는 18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이별범죄와 관련한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들려줬다.

최 이사는 “‘이별’과 ‘무섭다’가 함께 표현된 것을 함께 찾아보니 2018년 1월부터 6월까지 5000건에서 6000건을 왔다 갔다 하던 것이 9월 이후에는 1만3000건이 넘었다”고 전했다. 최근 인기 걸그룹 멤버가 남자친구와 헤어지는 과정에서 리벤지포르노 협박을 받은 사건의 영향으로 파악했다. 그러면서도 “이 사건이 아니더라도 최근 ‘안전이별’과 ‘이별범죄’에 대한 관심은 계속 높아지고 있었다”고 전했다.

또 ‘이별’ 관련 언급량을 설명하면서 2015년까지는 ‘아픔’ ‘슬픔’ 미련’ 등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안전’이라는 키워드가 가장 먼저 올라온다고 설명했다. ‘안전’은 2015년만 해도 5위에 그쳤었다.

그는 ‘안전’이 5위에서 1위로 치고 올라오는 과정에서 ‘안전이별’이라는 말이 생겨났다고 전했다. 이별하면 아파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안전을 걱정을 해야 하는 이들이 늘었다고 했다. 따라서 ‘안전이별’에 대한 검색량도 급증했다. ▲2015년 8000여 건 ▲2016년 1만 5000여 건 ▲2017년 2만 4000여 건을 기록했다.

‘이별범죄’ 유형에 대한 연관키워드 경우 ‘폭행’이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은 ‘성폭력’이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