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증시, 비판 쏟아진 국정감사장 “금융시장 위기 대책 있느냐”

입력 2018-10-26 14:09 수정 2018-10-26 14:14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26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등에 대한 종합국정감사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코스피지수가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출로 추락을 거듭하자 국회 국정감사장에서도 “정부가 금융시장의 위기 관리를 제대로 하고 있느냐”는 지적이 쏟아졌다. 금융 당국은 한국 경제 및 시장건전성에는 문제가 없고, 현재 시장 상황은 ‘정상’이라는 입장이다.

26일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국내 증시가 상당히 안 좋고, 외국인 자금이 많이 빠져나가고 있다”며 “증시 전반의 불안에 대해 회의하거나 대책을 수립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도 국내 증시 불안에 대해 “금융시장에서 자금유출이 가속화될 경우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며 “국민들이 금융 당국을 믿어도 되느냐”고 말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에 대해 “한국 증시만 유독 하락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한국 증시의 변동성이 조금 더 크다고 보여진다”며 “전반적으로 시장 건전성에서는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도 “한국 금융시장을 현재 ‘정상’ 단계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글로벌 긴축 및 세계 증시가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경제 부진 등의 요인이 단기간에 해소되긴 어렵다는 게 금융 당국 입장이다. 최 위원장은 “외국인 투자자금의 이탈은 미국 중국 간 무역전쟁과 국내 경기 부진 등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했다”며 “어떤 사태가 발생해도 정부는 금융시장을 최선을 다해 튼튼하게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 위원장은 “외화 유동성이나 금융회사 건전성 등은 세계 어느나라와 비교해도 양호한 수준”이라며 “우리 금융 당국이 역량을 미칠 수 있는 요인들은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계속되는 증시의 추락에도 금융 당국이 시장을 달래기 위한 별다른 ‘메시지’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금융 당국은 지난 12일 시장 점검 회의를 개최한 것을 제외하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김 의원은 “한국 증시 평가는 과거에도 그랬지만 너무 저평가 돼 있다”며 “당국에서 그냥 스쳐지나가선 안되고 왜 유독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한국 시장만 저평가 받고 있는지 본질적으로 심각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번 증시 하락기를 맞아서 이런 부분을 수시로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전날보다 1.5%대 하락한 2030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증시 급락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시장점검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거래소는 “미국 금리 인상 기조, 달러화 강세, 글로벌 무역분쟁 장기화, 세계 경제 둔화 우려 등으로 불확실성이 증대했다”며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 증시가 약세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이어 “향후 시장이 불안 양상을 보일 경우 즉시 시장운영비상대책반을 가동하고 금융당국과 긴밀히 협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