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13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를 준비하다 성추행 폭로 이후 ‘자연인이 되겠다’고 선언한 정봉주 전 국회의원이 유튜브 방송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을 ‘17대 구케의원’ ‘미투전문가’로 소개했다.
정 전 의원은 지난 25일 ‘전국구에서 BJ TV로’라는 제목의 영상에 출연해 “최근 보수 진영의 X왕쓰레기들이 유튜브를 제패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BJ TV로 유튜브 시장을 제패하기 위해 진출했다”며 “이전에도 1억 가까운 돈을 들여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었지만 ‘폭망’했다. 이번에는 4년만에 새 제작진으로 인사드린다. 구독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 성추행 폭로는 지난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자 지망생이었던 A씨는 당시 기자회견을 열고 2011년 12월23일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정 전 의원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증거를 공개했다. 그러나 정 전 의원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해당 사건을 보도한 언론사를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A씨의 기자회견 이후 정 전 의원은 자신이 카드를 결제한 내용을 확인했다며 고소를 취하했다. 그는 “변명처럼 들리겠지만 7년 전 일이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이 너무 오래된 일이라서 기억을 떠올리기 쉽지 않았다”면서 “객관적 자료를 찾으려 노력하던 중 결제내역을 찾았고 기억이 없는 것은 내 불찰이라고 판단한다”고 해명했다. 이후 그는 ‘자연인으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했다.
당시 경찰은 A씨의 폭로 내용과 보도 기사 등으로 정 전 의원의 카드 결제 내역, 피해자 이메일·SNS 기록 등을 토대로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지난 7월 검찰에 송치하면서 “수사 결과 (성추행이 있었다고 폭로한) 기사 내용은 허위가 아니라고 추정되며, 정 전 의원도 이를 인식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지난 16일 A씨와 성추행 폭로를 보도한 기자를 상대로 한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경찰은 앞서 정 전 의원이 고소한 A씨와 보도 기자 등에 대해서는 불기소 의견 판단을 내렸다.
정 전 의원 측이 게시한 영상 댓글에는 “보수 찌질이들 다 처리해달라” “봉도사 출격 반갑다”는 등의 응원 댓글이 있는가 하면, “쉴드쳤던(옹호했던) 게 내 흑역사” “누가 보면 별 것 아닌 일로 자숙한 줄 알겠네” 등 비판 의견도 일부 올라와 있다. 영상 조회 수는 26일 오후1시 현재 1600회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정 전 의원 측은 “우리 측은 아직 성추행과 관련해서는 혐의가 없다는 입장이고, 판결이 나지 않았다”며 “정 전 의원은 정계를 떠나지 않았고, 현재는 자숙 중이다”라고 해명했다.
김종형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