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이 받은 보고 횟수, 국가안보실 290회, 김동연 부총리 13회

입력 2018-10-26 13:42 수정 2018-10-26 14:02

청와대가 ‘남북 관계 등 안보 문제를 챙기느라 경제는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지적을 반박했다. 고용 지표 악화 등 경제 상황 침체에 대한 비판이 커지자, 청와대가 조기 진화에 나선 것이다.

26일 청와대가 공개한 일정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올 초부터 지난 10월 12일까지 국가안보실로부터 290회 보고를 받았다. 정책실 보고는 228회였고, 국무총리 주례회동이 23회, 김동연 경제부총리 월례보고는 1회에 그쳤다. 내각 보고는 96회였다. 기록상 안보실 보고가 정책실보다 많고, 김동연 부총리의 월례보고는 단 한 차례밖에 이뤄지지 않아 외교·안보보다 경제 문제가 소홀하게 다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러나 청와대는 김 부총리의 보고는 내각 보고로 집계되며, ‘경제부총리 월례보고가 1회’라는 것은 청와대의 실수로 잘못 기입된 수치라고 해명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김 부총리의 보고는 현안 관련 내각 보고라는 이름으로 일정란에 올라간다”고 해명했다. 이어 “올해 이뤄진 96회의 내각 보고 안에 김 부총리의 보고도 포함돼 있다. 김 부총리는 올해 들어 13차례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덧붙였다. 김 부총리는 추가경정예산안, 가계소득 동향점검, 부동산 보유세 개편안, 예산안 보고, 부동산 대책과 향후 고용대책 등을 대통령과 상의했다고 한다.

김 대변인은 “안보실 보고가 290회, 정책실 보고가 228회 이뤄졌는데 이게 어느 한쪽으로 쏠린 정도로 보고가 집중된 건지는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매일 아침 차담회를 하는데, 거기에 윤종원 경제수석비서관도 항상 참석한다. 매번 경제현안과 관련해 보고를 받고, 토론한다”고 설명했다.

청와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야당의 공세는 거세지고 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경제 상황 악화와 관련, “정부는 제발 정신 똑바로 차리고 경제를 일으키고 기업들이 활력을 얻을 수 있도록 하라”고 비판했다. 손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는 제발 경제에 집중하라. 경제에 대해 뭘 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 대표는 최고위 회의에서도 “정부는 결국 일자리 통계 분식이나 일자리 통계 조작에 불과한 일자리 정책을 하루빨리 걷어치워야 한다”며 “일자리위원회를 폐지하고 일자리 수석 자리부터 없애라.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폐기하고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