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차 남북 장성급회담이 26일 오전 10시 판문점 북측 판문각에서 시작됐다. 남북 군 당국은 서로에 대한 덕담을 나누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전체회의를 시작했다.
당초 남측 대표단은 판문점 남측에 도착, 북측 판문각까지 도보로 이동하기로 돼 있었다. 그러나 이날 오전 비가 내리기 시작해 북측은 남측 대표단이 버스로 판문각 정문까지 이동할 수 있게 배려했다.
남측 수석대표인 김도균 국방부 대북정책관(육군 소장)은 모두발언에서 “오늘 비가 왔는데, 차량 이용 편의 등 우리 대표단을 이렇게 극진히 환대해 주셔서 먼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북측 단장인 안익산 중장(남한의 소장급)은 “주인으로 온당한 도리라고 생각한다. 원래 도보로 돼 있었는데, 북남 간 문제인데 크게 문제 될 게 있나 해서 차량으로 이동하게끔 조처를 했다”며 웃었다.
‘9월 평양공동선언’ 후속 조치로 이뤄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와 관련해 김 수석대표는 “비무장지대(DMZ)가 지난번에 왔을 때와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면서, 드디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이 9·19 군사합의 정신에 입각해 비무장화 조치가 실질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모습을 제 눈으로 확인하고 나니 가슴이 뿌듯하다”며 “오늘부터 남북과 유엔사 3자가 참여하는 상호 공동검증이 실시되는 이런 모습은 과거와 같으면 상상할 수 없었던 획기적 조치들이 이뤄지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안 단장도 “온 겨레와 온 민족에게 기쁨과 감동을 안겨주기 위한 이 거창한 사업에서 북남 군부가 일정하게 기여했다는 것에 대해 긍지를 가져야 하고 자부심을 느낄 것”이라며 “어제까지만 해도 대결과 충돌의 첨병으로 총부리를 맞대고 섰던 북남 군부가 오늘은 수뇌분들의 뜻을 받들어 민족 이념을 실현하기 위한 이런 사업에 앞장서 나가고 있다니 가슴이 뿌듯하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오늘 회담도 잘 해보자”고 말했다.
비공개로 전환된 전체회의는 67분간 이어진 후 끝났다. 남북 군 당국은 이후 단위별로 후속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최승욱 기자, 판문점공동취재단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