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그리워 울었는데…” 日 ‘위안부’ 피해자 하점연 할머니 별세

입력 2018-10-26 11:08 수정 2018-10-26 11:10
하점연 할머니. 사진=나눔의 집 웹사이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하점연 할머니가 26일 건강 악화로 별세했다. 향년 97세.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은 이날 오전 6시8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하점연 할머니가 건강 악화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40명 중 생존자는 27명으로 줄었다.

나눔의 집에 따르면 경남 하동 출생인 하 할머니는 15살이던 1936년, 언니의 아이들을 돌봐주러 일본 오사카에 갔다가 ‘위안부’로 끌려갔다. 하 할머니가 엄마가 보고 싶다며 울었더니 이웃 조선인 아줌마가 데려다준다고 해서 따라간 곳이 한 공장이었다. 하 할머니는 이 공장을 거쳐 대만 팽호도 조선관에서 ‘위안부’ 피해를 당했다. 이후 중국, 인도네시아 등에 끌려다니며 ‘위안부’ 피해를 당했다.

하 할머니는 해방 후인 1946년 4월에 귀국해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서 살았다. 1993년에서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등록됐다. 2016년 5월부터는 나눔의 집에서 생활했다. 나눔의 집은 “(하 할머니는) 미용에 관심이 많고 매너가 좋으셨다”며 “귀가 어둡지만 누군가 말을 걸면 항상 웃으며 따뜻하게 ‘고마워요’라고 대답했다”고 전했다.

하 할머니의 빈소는 서울 강서구 공항동 중앙장례식장에 마련된다.

하 할머니가 별세하면서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27명으로 줄고 사망자는 213명으로 늘었다. 2007년 12월 말 등록된 생존자는 108명이었지만 해마다 빠른 속도로 줄어 11년 만에 80명 이상의 할머니들이 사망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