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6일 장중 2050선이 붕괴됐다. 이후 소폭 회복했지만 여전히 전날보다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날 미국 다우지수가 1.6%대 급등하면서 한국 증시에도 반등이 나올 것이란 기대가 많았지만 투자자들의 시각은 냉정했다. 한국 증시에 반등을 일으킬만한 동력(모멘텀)이 여전히 뚜렷하게 없는 상황이다.
코스피지수는 오전 9시52분 기준 전날보다 0.4% 떨어진 2055.04를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출은 계속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1535억원을 순매수하고 있지만, 외국인은 800억여원 기관은 750억여원을 각각 순매도하고 있다. 코스닥지수도 0.4%대 하락하고 있다.
한국 증시의 반등 없는 추락에 투자자들의 피로감도 짙어지고 있다. 시장에선 3분기 기업 실적 시즌이 반등의 재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었지만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분기 영업이익 6조472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한 수치다. 앞서 삼성전자도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대형주들의 주가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실적 대비 하락폭이 지나치다고 설명하지만 투자자들의 마음을 되돌리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표 기업들의 주가가 반등하지 못하면서 코스피도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증시의 유의미한 반등에는 여전히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시각이다. 미·중 무역갈등이 여전히 진행 중이고 미국 연준도 긴축 행보를 늦출 생각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이날 주요 아시아 증시인 일본과 중국 증시는 오전 기준 상승하고 있는데 코스피는 계속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KB증권 이은택 연구원은 “의미 있는 수준의 반등을 위해선 미·중 무역갈등이나 긴축 완화 중 최소 하나는 필요하다”며 “아직 무역갈등 완화는 기대하기 어려운데, 설사 극적인 변화가 있다고 해도 G20(주요 20개국) 정상회담까지는 아직 한 달 정도 남았다. 무역갈등 완화보다는 연준의 긴축기조 변화를 기다리는 것이 더 나아 보이는데, 이것 역시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