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한반도 문제, 핵심 당사자는 우리” 연세대 특강

입력 2018-10-26 04:10
출처 : 외교부 페이스북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5일 오후 연세대에서 ‘글로벌 시대의 리더십과 한국외교’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1977년에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강 장관은 이날 후배들 앞에서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방법과 글로벌 사회 속에서 한국외교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강 장관은 “유럽 순방 때 만난 BTS(방탄소년단)가 자기만의 방식으로 끊임없이 고민과 도전을 했기에 BTS 신드롬이 일어날 수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후배들도) 과거의 방식과 틀을 벗어나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도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유학 후에 남들처럼 교수라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원했으나 ‘여성’이라는 이유로 이 꿈이 좌절됐다”면서 “하지만 우연히 공직에 입문하면서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가능하게 됐다”고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놨다.

출처 : 외교부 페이스북

강 장관이 후배들 질문에 답변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그는 한 학생이 대학생 시절의 고민과 꿈에 대해 묻자 “70년대 중·후반 사회에서는 남녀차별이 심한 게 고민이었다”며 “내가 속했던 정치외교학과는 60명 정원에 여성이 5명이었다. 성적이 좋았음에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장학금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장래에 “국제사회에서 일하고 싶었다”고도 했다.

아셈(ASEM) 회의·유럽 순방 등을 통해 느낀 국제 현안에 대한 비전을 묻는 질문에는 “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핵심 당사자라는 것”이라며 “각자의 입장과 위치가 다르기 때문에 꾸준히 국제 사회에 설명하고 지지를 얻어야 한다. 유럽에서도 비핵화, 평화 프로세스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국내 청년들의 외교·정치 부분에 대한 참여가 많이 제한돼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작은 노력이나마 청년의 목소리를 수용하고자 외교부 청년자문단, 국민외교센터 기자단 등을 만들었다”면서도 “청년들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하고 있으나 부족함을 인정한다”고 솔직한 모습을 보였다.

국제기구에 진출하려는 청년들에게 조언하기도 했다. 강 장관은 “국제기구에 들어가는 길은 다양하다. 외교부 국제기구 진출센터가 이를 안내하고 있다”며 “개인적 차원에서는 본인이 가지고 있는 관심 분야와 본인이 평생을 헌신할 수 있는 분야가 확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이 성사될 경우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시각 변화를 묻는 학생에게 “교황의 방북 의지는 분명하지만 실현 여부는 두고 봐야 한다”면서 “만약 실행되면 북한의 변화와 개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이번 강연은 외교부에서 진행하는 대학 특강 프로그램 중 하나였다. 강 장관은 지난 4월과 9월에도 각각 이화여대와 우석대에서 강연한 바 있다.

이신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