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노조갈등과 사장의 국감 증인 출석 예정 등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지엠이 소비자들에 대한 서비스는 소홀히 한채 ‘쉐보레’ 브랜드 판매에만 급급, 고객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 이모(55·여)씨는 25일 한국지엠 직영 부산서비스센터를 찾았다가 큰 불편을 겪었다고 밝혔다.
이씨는 이날 오전 10시쯤 최근 분실한 차량 열쇠 제작을 부산서비스센터에 의뢰했다.
3시간이 지났지만 아무런 소식이 없자 센터를 다시 찾은 이씨는 직원으로부터 황당한 답변을 들었다. “일이 밀려 언제쯤 열쇠를 제작할 지 알수 없다”며 “무작정 기다려라”는 것이었다.
이씨는 열쇠 제작을 포기하고 되돌아왔다. 문제는 되돌아오는 길에 서비스센터 곳곳에 쉬고 있는 직원들을 발견한 이씨는 “일이 밀렸다”는 직원들의 말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이씨는 열쇠 한개 제작하는데 작업 완료 예정시간도 정하지 못하는 한국지엠 직원들의 태도에 대해 “차량 판매에만 급급한 것 같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부산센터 관계자는 “접수된 순서에 따라 작업하기 때문에 늦어진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한국지엠 노조는 연구개발(R&D) 법인분리 결정에 대해 강하게 반발, 국회와 청와대 등지에서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또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오는 29일 열리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돼 국감장에 출석, 한국지엠의 철수설과 경영정상화 방안 등에 대해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지엠은 지난 5월 정상화에 돌입하면서 판매량이 회복하는 듯했으나 7월부터 4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 1~9월 누적 판매량의 경우 전년비 15% 감소했으며, 최근 6년간 누적 적자 3조5000여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노조와의 갈등이 이어지면서 한국지엠의 경영정상화에 또 다시 ‘빨간불’이 켜지게 됐다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