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 중 사고 경찰, 눈물의 퇴임식… 퇴임날도 2000만원 기부

입력 2018-10-25 19:04
사진=서울 영등포경찰서 제공

근무 중 교통사고를 당해 크게 다친 경찰이 3년의 질병휴직 끝에 눈물의 명예퇴임식을 가졌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교통사고를 수습하던 중 눈길에 미끄러진 차량에 부딪혀 크게 다친 뒤 질병휴직한 김범일(51) 경감을 초청해 명예퇴임식 행사를 개최했다고 25일 밝혔다.

김 경감은 영등포경찰서 교통과에 근무 중이던 2015년 2월, 서울 영등포구 당산철교 인근 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를 수습하던 중 눈길에 미끄러진 차량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사고를 당했다. 김 경감은 뇌출혈과 온몸 골절 등으로 수개월 의식불명 상태로 입원해 있다가 의식을 되찾았지만, 현재까지도 휠체어에 의지해 재활치료 중이다.

공무상 질병휴직(3년) 종료 후에도 업무복귀가 어려운 경우 직권면직(퇴직) 처리를 하도록 한 현행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김 경감은 11월 이전에 불가피하게 명예퇴직을 하게 됐다.

경찰은 이날 행사에서 김 경감에게 특별승진 임명장과 경찰청장 표창장, 재직기념패 등을 전달했다. 또 지난 3년간 김 경감을 간호한 부인 김미옥(47)씨에게는 경찰청장 감사장을 전달했고, 함께 참석한 세 자녀에게도 기념품을 전했다. 김씨는 “자녀들에게 아빠가 근무하던 곳을 꼭 보여주고 남편에게도 마지막으로 동료들을 보여줬으면 했는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격려와 응원을 보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동료 경찰, 협려단체장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김씨는 지난해 ‘제6회 영예로운 제복상’ 상금으로 받은 1500만원을 포함해 총 2000만원을 ‘참수리 사랑재단’에 기부하기도 했다. 참수리 사랑재단은 경찰 공상자 및 순직자가족을 돕기 위한 단체로 2007년도에 출범했다. 김씨는 “남편과 같이 공무수행 중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에 대한 지원은 아쉬운 부분이 있다”며 “얼마 되지 않는 금액이지만 뜻 깊게 쓰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