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촌동 전처 살인범’의 소름 돋는 계획 “가발 쓰고 GPS 위치추적”

입력 2018-10-25 16:56 수정 2018-10-25 17:08


서울 강서구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전처 이모(47·여)씨를 잔혹하게 살해한 김모(48)씨가 범행 전 치밀한 계획을 세운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강서경찰서는 25일 “김씨가 범행 당시 가발을 쓰고 이씨에게 접근했다”며 “이씨가 자신을 알아볼까봐 그랬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또 미리 이씨의 동선을 파악하기 위해 차량 뒤쪽 범퍼에 위성위치추적시스템(GPS)을 부착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이씨 유족들은 2015년 이씨와 이혼한 김씨가 피해자에게 “내가 너를 죽여도 감옥에서 얼마 살지 않고 나온다”고 지속적으로 협박을 했으며, 만약의 경우에 심신미약을 주장하기 위해 정신과 치료를 꾸준히 받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씨 딸들은 언론 인터뷰에서 “이혼 후 6번이나 이사했지만 아빠가 거주지를 옮길 때마다 집요하게 쫓아와 협박했다”고 털어놨다. “3년 전 아빠가 ‘좋은 구경이 있으니 집으로 오라’고 해 가보니 엄마가 얼굴에 온통 피멍이 들고 눈과 입이 퉁퉁 부은 상태였다”는 충격적 증언도 나왔다.

이씨의 딸은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아빠는 절대 심신미약이 아니다”라며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시켜야 하는 극악무도한 범죄자다.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씨는 지난 22일 오전 7시16분쯤 강서구 등촌동의 한 아파트 지상 주차장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진 채 발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요원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씨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경찰은 CCTV 분석 등을 토대로 오전 4시45분쯤 새벽운동에 나선 이씨가 미리 기다리고 있던 김씨의 흉기에 수차례 찔려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