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노회 목회자들은 제주에 있던 난민 신청자들 중 상당수가 인도적 체류 허가를 받은 만큼 교회가 이 문제를 멀리할 수 없다고 봤다. 평양노회장을 맡고 있는 조인서 목사는 환영사를 통해 “교회는 많은 사람들에게 진정한 구원을 줄 수 있는 ‘샬롬의 기관’이 돼야 한다”며 “고국에 돌아갈 수 없는 이들은 하나님의 사랑을 애타게 찾고 있을 것”이라며 세미나의 취지를 설명했다.
오상열 총회 사회봉사부 총무는 난민 문제를 마주하고 있는 한국교회에 정확한 정보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했다. 오 총무는 “난민 문제가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문제가 됐다”며 “국내 난민 문제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근거 없는 공포를 차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교회가 아닌 교회와 기독NGO들이 함께 연합해 난민 문제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과 난민 등 사회적 약자를 위로할 수 있는 신학에 대한 연구 등도 과제로 제시했다.
이어 독일 목회자의 발표가 이어졌다. 독일교회들은 2015년부터 시리아 내전을 피해 독일로 온 시리아 난민들에게 독일어 교육과 취업 알선 등 도움을 주고 있다. 엘케 당엘마이어 빙샹 루드비히스부르크노회 노회장 대리는 “독일에서도 난민 지위를 인정받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도 “독일 사회는 이들이 사회에 들어와도 안정을 추구하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고, 교회도 그런 생각에 동의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난민홍수’를 외치며 난민 거부 정서를 외치는 이들에 대한 경계심도 놓치지 않았다. 빙샹 목사는 “극우세력의 정치적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나님은 당신 스스로 가장 약한 자들을 위한 보호자가 되셨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빙샹 목사는 이어 루드비히스부르크 노회가 하고 있는 ‘난민을 위한 자전거 수리 프로젝트’와 ‘사과 수확을 통한 수입 증진’ 등의 활동을 소개했다.
난민 문제에 대한 종교계의 역할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채현영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 법무관은 “난민 문제는 앞으로 꾸준히 한국사회에서 논의될 주제 중 하나”라며 설명을 시작했다. 채 법무관은 “난민 인정을 하지 않더라도 대부분의 난민 신청자들은 본국에 돌아가지 못하는 사실에 집중해야 한다”며 “전쟁, 내전 등 많은 사회적 시련 앞에서 함께 생명을 구해온 유엔과 종교계가 난민 문제에도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주문했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