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교회에 난민 문제를 묻다...예장통합 평양노회 ‘평평루 대화마당’

입력 2018-10-25 15:51 수정 2018-10-25 16:59
난민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한국교회에 독일교회가 손을 내밀었다.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평양노회는 서울 종로구 여전도회관에서 ‘평화 통일을 향한 평양-루드비히스부르크 노회 대화마당(평평루)’ 세미나를 25일 개최했다. 평양노회는 2013년 독일 루드비히스부르크 노회와 자매결연을 체결하면서 양국교회가 당면한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을 제안했다. 7번째 평평루 세미나의 주제는 ‘난민과 교회의 역할’이었다.
25일 서울 종로구 여전도회관에서 열린 '평화통일을 위한 평양-루드비히스부르크 노회 대화마당' 세미나. 7번째로 열린 평평루 세미나의 이번 주제는 '난민과 교회의 역할'이었다. 황윤태 기자

평양노회 목회자들은 제주에 있던 난민 신청자들 중 상당수가 인도적 체류 허가를 받은 만큼 교회가 이 문제를 멀리할 수 없다고 봤다. 평양노회장을 맡고 있는 조인서 목사는 환영사를 통해 “교회는 많은 사람들에게 진정한 구원을 줄 수 있는 ‘샬롬의 기관’이 돼야 한다”며 “고국에 돌아갈 수 없는 이들은 하나님의 사랑을 애타게 찾고 있을 것”이라며 세미나의 취지를 설명했다.

오상열 총회 사회봉사부 총무는 난민 문제를 마주하고 있는 한국교회에 정확한 정보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했다. 오 총무는 “난민 문제가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문제가 됐다”며 “국내 난민 문제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근거 없는 공포를 차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교회가 아닌 교회와 기독NGO들이 함께 연합해 난민 문제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과 난민 등 사회적 약자를 위로할 수 있는 신학에 대한 연구 등도 과제로 제시했다.

이어 독일 목회자의 발표가 이어졌다. 독일교회들은 2015년부터 시리아 내전을 피해 독일로 온 시리아 난민들에게 독일어 교육과 취업 알선 등 도움을 주고 있다. 엘케 당엘마이어 빙샹 루드비히스부르크노회 노회장 대리는 “독일에서도 난민 지위를 인정받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도 “독일 사회는 이들이 사회에 들어와도 안정을 추구하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고, 교회도 그런 생각에 동의한다”고 설명했다.
발언하는 엘케 당엘마이어 빙샹 루드비히스부르크 노회장 대리의 모습. 빙샹 목사는 평화는 사회적 약자와 나그네들과도 함께 잘 지내는 것이라고 권면했다. 황윤태 기자

반면 ‘난민홍수’를 외치며 난민 거부 정서를 외치는 이들에 대한 경계심도 놓치지 않았다. 빙샹 목사는 “극우세력의 정치적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나님은 당신 스스로 가장 약한 자들을 위한 보호자가 되셨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빙샹 목사는 이어 루드비히스부르크 노회가 하고 있는 ‘난민을 위한 자전거 수리 프로젝트’와 ‘사과 수확을 통한 수입 증진’ 등의 활동을 소개했다.
채현영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 법무관이 한국정부와 종교계에 난민문제에 종교계와 정부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황윤태 기자

난민 문제에 대한 종교계의 역할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채현영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 법무관은 “난민 문제는 앞으로 꾸준히 한국사회에서 논의될 주제 중 하나”라며 설명을 시작했다. 채 법무관은 “난민 인정을 하지 않더라도 대부분의 난민 신청자들은 본국에 돌아가지 못하는 사실에 집중해야 한다”며 “전쟁, 내전 등 많은 사회적 시련 앞에서 함께 생명을 구해온 유엔과 종교계가 난민 문제에도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주문했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