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트럼프 통화내용 엿듣고 있었다… “트럼프는 수다쟁이”

입력 2018-10-25 15:43 수정 2018-10-25 15:45
왼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오른쪽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뉴시스

중국이 미·중 무역전쟁을 해결하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휴대전화를 도청한 사실이 알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시간) 중국 정보기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휴대전화를 도청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보당국은 트럼프 대통령과 자주 통화하는 사람들을 추적한 뒤 그들에게 로비를 해왔다. NYT는 중국이 양국 간 무역전쟁이 악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도청을 시도했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파악한 정보에 따르면 트럼프와 자주 통화를 한 상대는 스티븐 슈워츠먼과 스티브 윈이다. 슈워츠먼은 미국 블랙스톤 그룹의 최고경영자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매우 친한 사이다. 그는 중국 칭화대학교 경영대학 자문위원이며, 시 주석은 칭화대학교 출신으로 이 대학 자문위원회 명예회장직을 겸임하고 있다.

앤더슨 블랙스톤 대변인은 “슈워츠먼 회장은 양국 정상들의 요청을 받아 중대한 협상의 중개자 역할을 한 것에 대해 기뻐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티브 윈은 공화당 전국위원회 재무위원장을 지내며 거액을 기부해온 인물이다. 그는 라스베이거스의 윈(Wynn) 호텔 경영자로 ‘카지노 거인’으로 불렸지만, 최근 성추행 혐의로 윈리조트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중국 정부는 이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국가주석과 가능한 한 자주 함께 앉도록 설득하라고 압력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관계자는 NYT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적 관계에 엄청난 가치를 두고 있다”며 “일대일 만남은 중미 관계자들 간의 정기적 접촉보다 훨씬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은 휴대전화가 도청당하고 있다고 거듭 경고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무시하고 휴대전화로 친구들과 수다 떠는 것을 즐겼다고 NYT는 보도했다.

미국 대통령이 사용하는 공무용 휴대전화는 일반적으로 30일마다 교체하게 돼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불편하다는 이유로 그렇게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슬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