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투수 첫 월드시리즈 선발, 결과는 ‘패전’… 류현진 쓰라린 5회말 2사

입력 2018-10-25 13:05 수정 2018-10-25 13:45
류현진이 25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 파크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와 가진 월드시리즈 2차전 원정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AP뉴시스

류현진(LA 다저스)이 패전했다. 한국인 투수 사상 첫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선발 등판에서다. 승리 요건까지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기고 찾아온 고비를 극복하지 못하고 강판돼 패전의 멍에를 썼다.

류현진은 25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 파크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와 가진 월드시리즈 2차전 원정경기에 LA 다저스의 선발 투수로 마운드를 밟아 4⅔이닝 6피안타 1볼넷 5탈삼진 4실점(4자책점)을 기록했다. 류현진이 강판된 5회말 2사 만루 때 다저스는 2-4로 뒤져 있었다. 이 점수 그대로 경기가 끝나면서 류현진은 패전했다.

류현진은 2회말부터 난조를 보였다. 2사 2루에서 보스턴의 7번 타자 이안 킨슬러의 좌전안타 때 주자 잰더 보가츠가 홈을 밟았다. 류현진의 월드시리즈 첫 실점. 1루를 밟았던 킨슬러는 후속 타자 재키 브래들리의 좌전 안타 때 3루까지 달리는 과정에서 잡혔다. 류현진에게 킨슬러의 무리수는 그나마 천만다행이었다.

다저스 타선은 3번 타자 데이비드 프리스의 타석으로 시작된 4회초 공격 때 짜임새 있는 타격으로 2점을 뽑았다. 2-1로 승부를 뒤집어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만들었다.

고비는 5회말에 다시 찾아왔다. 류현진은 이 이닝에서 아웃카운트 2개를 단숨에 잡았다. 이때만 해도 승리 요건을 눈앞에 두는 듯 했다. 아웃카운트 하나를 더 잡으면 승리투수 요건을 갖출 수 있었다.

하지만 주자 없는 2사 때 보스턴의 9번 타자 크리스티안 바스케스에게 우전 안타를 맞은 뒤부터 흔들렸다. 이어 1번 타자 무케 베츠에게 또다시 안타를 허용하고 2번 타자 앤드류 베닌텐디에게 볼넷을 내줘 만루 위기에 몰렸다. 다저스 더그아웃은 류현진을 마운드에서 내리고 라이언 매드슨을 올렸다.

매드슨은 류현진이 출루를 허용했던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부른 뒤에야 이 이닝의 마지막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았다. 보스턴 3번 타자 스티브 피어스에게 밀어내기 볼넷, 4번 타자 J.D 마르티네스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모두 류현진의 자책점으로 기록됐다. 사실상 이때 류현진의 패전이 기록됐다.

류현진의 패전은 한국인 투수 사상 첫 월드시리즈 선발 등판에서 기록돼 더 큰 아쉬움을 남겼다. 앞서 월드시리즈에 등판한 한국인 투수는 김병현(2001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과 박찬호(2009년 필라델피아 필리스)뿐이다. 모두 불펜으로 등판했다. 선발 등판은 류현진이 처음이다.

다저스는 보스턴 원정 2연전에서 모두 졌다. 월드시리즈는 7전 4선승제다. 앞으로 2패를 추가하면 내셔널리그 우승으로 시즌을 마감하게 된다. 다저스는 오는 27~29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3연전에서 반격을 노린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