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알몸남·광주여대 자위남… 학교 대처는 달랐다

입력 2018-10-25 05:00 수정 2018-10-25 05:00

동덕여자대학교에서 ‘알몸남’ 사건이 터진 지 얼마 되지 않아 광주여자대학교에서도 음란행위를 한 남성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늦장 대응이라는 비난을 받은 동덕여대와 달리 광주여대의 대처는 신속했다. 광주여대 측은 학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문제를 빠르게 처리했다.

22일 오전 10시10분쯤 광주여대 열람실에서 A씨(37)가 음란행위를 하다 적발됐다. 당시 열람실에는 30여 명의 학생이 함께 공부하고 있었다. 음란행위를 목격한 학생이 증거를 남기기 위해 영상을 촬영한 뒤, 학생처에 신고했다. 학생처는 즉시 경찰에 신고했고, 도주 소동이 일어날 것을 염려해 경찰이 올 때까지 도망치지 못하게 주시했다. 제시간에 경찰이 와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검거부터 학생과 학교 측의 적절한 분담이 이뤄졌다.

학교 측은 사건 당일인 22일 총학생회와 긴급회의를 열었고, 다음날 2차 실무회의를 열어 열람실 청소 및 소독, 열람실 폐쇄, 외부인 출입 제한, CCTV 추가설치, 피해 진술 학생 상담 등 5가지 사안을 결정했다.

열람실 청소 및 소독은 사건 당일 완료됐다. 소독약 냄새와 학생들의 충격을 고려해 해당 열람실은 학생회와 논의 끝에 임시 폐쇄됐다. 재개방은 이후 운영위원회를 통해 결정된다.

앞으로 외부인 출입도 제한된다. 기존에는 신분이 확인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회원카드를 발급해 외부인 출입을 허용해왔다. 하지만 당분간 등록된 회원들 모두가 출입이 제한된다. 장기적인 계획은 운영위원회에서 결정된다.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수업 등 일과 시간에는 교내 모든 건물이 개방된다. 하지만 저녁 8시부터는 출입이 불가하다.

광주여대는 ‘알몸남’ 사건이 벌어지자 CCTV 일체 점검과 사각지대 추가설치를 진행했다. 이번 사건 이후 CCTV를 보충 설치할 계획이다.

피해 학생들과의 면담도 두 차례 진행됐다. 학생들의 트라우마를 고려한 긴급회의 결과다. 학생들은 학교 내 양성평등센터에 상담 치유 프로그램을 이용한다.

이희빈 광주여대 기획국 부장은 학교 측 대처 방안에 대해 “(학교가) 우리가 요구한 사항을 바로 신속하게 처리했다”며 “(학생들이) 다들 놀랐지만, 학교에서 바로 대응해서 걱정할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학교와 총학생회는 학생들에게 사건 관련 내용을 공지했다. 학생처는 전교생에게 사건 상황과 처리 결과를 문자로 알렸고, 총학도 공식 홈페이지를 이용해 상황을 알려 학생들을 안심시켰다.

학교 안전이 무방비로 노출되면서 학생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는 가운데 광주여대가 학생회와 연계해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대응에 나서면서 다른 학교에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다.

이슬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