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통일을 위한 평화의 기도]세 겹줄은 쉽게 끊어지지 아니하리라

입력 2018-10-24 20:37



교회의 머리 되는 주님, 한국교회와 한인디아스포라교포교회 그리고 세계교회가 당신께 받은 은총을 모아 한반도의 빗장을 풀고 통일 국가를 이루게 하소서.

한국교회의 하나 됨을 위해 기도합니다. 교회는 주님 안에 한 몸임을 고백합니다. 교회가 이념으로 나뉘지 않고 하나 되게 하소서. 교회가 분쟁하지 않고 평안하게 하소서. 그래서 교회가 한 대열로 통일과 북한복음화를 향해 행진하게 하소서. 2400만 북녘 동포가 하나님을 예배하는 자유를 누리도록 남한교회가 한마음, 한뜻, 한 사명으로 행진하게 하소서. 이들의 인권이 존중받을 수 있고 하나님의 형상이 회복될 수 있는 환경에서 살도록 남한교회가 일심으로 전진하게 하소서.

한인디아스포라교포교회를 위해 기도합니다. 미주 대양주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에 있는 한인 및 구소련의 고려인, 재중동포 등 한민족 그리스도인이 고국의 통일에 공헌하도록 하나 되게 하소서. 흩어진 720만 한민족이 남다른 애국심을 갖고 교회를 중심으로 모이고 있음을 압니다. 유대 디아스포라들이 모여 독립국가인 이스라엘을 건국했듯이 흩어져 있는 한인디아스포라교포교회들이 모국의 통일을 위해 함께 행진하게 하소서.

세계교회를 위해 기도합니다. 하나님께서 세계 여러 곳에 있는 그리스도인으로 하여금 북한 동포를 위해 기도하게 했음을 믿습니다. 이제 이들의 기도가 모아지게 하옵소서. 특히 한인디아스포라교포교회와 이들과 관계를 맺고 있는 교단들이 연대하게 해 주소서. 서로 친구가 돼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마음을 나누고 같이 기도하게 하소서. 우리는 세계교회 형제자매의 기도가 절실합니다. 우리가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음을 그들이 알게 하시고, 그들이 우리를 위해 기도하고 있음을 우리로 알게 하소서. 북에 있는 성도 역시 알게 해 주옵소서.

강대국들이 자국의 이익과 안보를 위해 한반도를 끌어당기는 원심력이 날로 강해져 갑니다. 남북 분단으로 남남갈등이 심화되는 이때에 복음의 구심력으로 한국교회와 한인디아스포라교포교회, 세계교회의 세 겹줄이 강하게 연대하게 하소서. 그래서 분단의 장벽이 허물어지고 남과 북이 하나가 되게 하소서.

서울에서 한국교회와 한인디아스포라교포교회가 함께 모여 목회자통일준비포럼을 엽니다. 이 자리를 계기로 미주 대양주 유라시아 아시아에서 온 목회자와 한국교회 목회자가 통일시대에 동일한 정신과 정책을 공유하게 하옵소서. 나아가 세계교회와도 연대해 남과 북을 잇는 다리를 건설하고 이 다리로 복음이 북녘에 흘러가게 하소서. 흘러간 복음이 북한 동포에게 예배의 자유와 인권 존중이 보장되는 환경을 만들어 줄 것을 믿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옵나이다. 아멘.

하충엽 목사(숭실대 대학원 기독교통일지도자학 주임교수)
통일한국세움재단

▦통일기도문 해설

“한 사람이면 패하겠거니와 두 사람이면 맞설 수 있나니 세 겹 줄은 끊어지지 아니하리라.”(전도서 4장 12절)

위의 말씀처럼 한국교회와 한인디아스포라교포교회, 세계교회가 세 겹줄로 연대해 한반도 분단의 빗장을 풀고 남북을 하나 되게 해주옵소서.

한반도는 주변국의 이익을 위해 끌어당기는 원심력이 강해져 가고 있습니다. 한반도는 남북분단으로 나눠져 있으며 국내 정치는 당파 간 이익을 위해 통일을 주제로 남남갈등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 그리스도인은 나라와 북한 동포의 구원을 위해 복음을 중심으로 강한 구심력을 창출하는 기도를 해야합니다. 그리스도인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입니다. 한국교회와 한인디아스포라교포교회, 세계교회는 세 겹줄처럼 강하게 연대해 기도의 힘을 모아서 분단의 빗장을 풀고 남북한이 하나가 되게 하는 일을 선도해야 합니다.

지정학적으로 한반도는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대륙 세력과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해양 세력 사이에 끼어있습니다. 북한은 핵개발을 완성한 후 중국과 관계 회복을 하고 미국과의 수교를 목표로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거래하고 있습니다. 남한은 미국과 동맹을 유지하며 바티칸 등 유럽을 방문해 북한을 향한 제재완화가 비핵화를 견인할 수 있다고 설득했지만 성공을 거두진 못했습니다.

이른바 ‘신냉전시대’가 한반도를 끌어당기는 원심력을 강하게 키우고 있습니다. 남북은 분쟁 중이고 남남갈등은 고조되고 있습니다. 역사가 반복되듯 대한제국 시대처럼 대한민국이 민족자결주의를 잃어버릴 기로에 서 있습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것인가, 미국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언제 어떻게 만들 것인가. 중국은 강대국이 돼 한반도를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도 우선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기도를 해야 합니다.

제일 먼저 그리스도인은 북한 2400만 동포가 하나님을 예배하는 자유가 보장되는 국가가 돼야 한다고 믿습니다. 북한 동포에겐 하나님의 형상이 회복되는, 인권이 존중받는 국가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만들어 가는 정부는 북한에 대해 종교의 자유와 인권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고, 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이를 언급하는 순간 북한은 대화의 자리를 박차고 나갈 것이 명확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그리스도인도 침묵하고 있어야 합니까. 남한교회는 이념으로 분열돼 있어 목소리를 내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반면 한인디아스포라교회와 관계를 맺고 있는 현지 교단들은 외부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에 비교적 자유롭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서로의 역할을 지혜롭게 분담할 수 있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교회와 한인디아스포라교포교회와 세계교회가 연대가 필요합니다.

둘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로 새로운 통일 환경이 교회에 주어졌을 때 우려되는 것은 우후죽순처럼 국내외에서 교회와 교단별로, 선교단체와 비정부기구별로 각기 사역을 하는 것입니다. 그 나름대로 장점도 있겠으나 선교 중첩으로 효율성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각기 하는 것 보다는 미리 모여서 공통된 정신과 정책을 공유하는 것이 보다 더 효율적일 것입니다.

디아스포라 유대인은 오랜 세월 동안 무시와 소외, 핍박을 받았습니다. 1896년 테오토르 헤르츠(בנימין זאב תאודור הרצל)는 ‘유대국가(Der Judenstaat)’를 출간해 흩어져 있는 유대인에겐 인권을 존중 받을 국가가 필요하다는 글을 썼습니다. 이 책을 읽고 헤르츠의 정신과 정책을 공유하는 시오니즘 지도자들이 1897년부터 모이기 시작합니다. 1904년 헤르츠는 죽었지만 1948년 다비드 벤구리온(דָּוִד בֶּן-גּוּרִיּוֹן)이 그의 초상화 밑에서 이스라엘이 독립국가임을 선언했습니다. 물론 이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낳은 어두운 면도 존재하긴 합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독립 과정을 들어가 보면 나라를 세우는 것에 관한 영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는 한반도에 있는 그리스도인과 한반도 밖의 한인디아스포라교포교회 그리스도인이 같이 통일국가를 세우는 정신과 정책,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줍니다.

2018년은 체제 분단 70년이 되는 해입니다. 25일 한국교회와 한인디아스포라교포교회 지도자들이 통일시대 정신과 정책을 공유하는 ‘통일선교언약’을 나누기 위해 ‘목회자통일준비포럼’으로 모입니다. 체제 분단 70년이 되는 해에 한국교회와 한인디아스포라교회 목회자들이 모여 통일에 대한 정책을 공유하고 연합하는 건 분명 큰 의미가 있습니다. ‘통일선교언약’은 한국교회 통일선교기관이 연합해 준비한 문건입니다. 한인디아스포라교포교회 목회자들의 고견이 녹아든 뜻 깊은 문건이기도 합니다.

금년은 특히 3·1 독립운동이 일어난 지 백년이 되는 2019년을 앞둔 해입니다. 내년 한국교회는 3월 1일엔 교회에서, 8월 15일에는 권역별로 한반도 평화통일 기도합주회를 개최해 통일운동 정신을 확산하는 일을 계획하는 줄 압니다. 한인디아스포라교포교회는 8월 15일에 주변 교회들과 현지 교단인 세계교회를 초청해 한반도 평화통일 기도합주회를 함께 합니다. 이렇듯 기도의 힘을 모아간다면 의미가 더 커질 것입니다.

나아가 2020년 6·25 사변이 발발한지 70년이 되는 해에는 한국교회와 한인디아스포라교포교회 및 해당교회 목회자들이 세계교회 지도자들과 함께 ‘서울-평양 국제 화해 평화 콘퍼런스’를 개최하는 비전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함께 기도의 힘을 모으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겠습니다. 그동안 받은 하나님의 은총을 모아 분단의 빗장을 풀고 남북이 하나 돼 2400만 북한 동포에게 하나님을 예배할 수 있는 자유와 하나님의 형상이 회복될 수 있는 은총이 허락되도록 하는 일은 한국교회나 한인디아스포라교포교회, 세계교회만의 사역이 아닙니다. 모든 그리스도인의 사역입니다.

작은 시냇물이 모여서 작은 강을 이루고 작은 강이 모여서 큰 강을 이루듯 연합하다보면 막힌 담을 넘어 넓은 바다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서로 다른 대륙과 나라에서 온 한인디아스포라교포교회 목회자들이 한국교회 목회자와 이어지고, 2019년과 2020년을 거쳐 서로에게 더 큰 연대를 쌓아간다면 이를 통해 복음은 북한 땅으로 흘러들어갈 것입니다. 이 복음은 결국 2400만 명의 북한 동포가 하나님께 예배를 마음껏 드릴 자유, 하나님의 형상으로 회복되고 인권이 보호받을 환경을 창조할 것입니다.

하충엽 목사(숭실대학교 일반대학원 기독교통일지도자학과 주임교수)
통일한국세움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