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로 속 히딩크의 전진은 계속, “중국 축구는 도전”

입력 2018-10-24 17:36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인도네시아를 찾아 2018 AFC U-19 챔피언십 조별리그 중국-사우디아라비아전을 지켜보고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페이스북

거스 히딩크 감독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중국 무대서의 성공을 다짐했다. 자신이 만들어갈 중국축구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과 중국축구협회가 올바른 길로 나아가고 있다는 긍정적인 메시지도 함께였다.

히딩크 감독은 24일(이하 한국시간) 중국 매체 ‘차이나데일리’를 통해 “중국축구는 계속 발전할 것”이라며 포기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중국 무대로 온 것 자체가 자신에겐 또 다른 도전이라고 이야기했다.

히딩크 감독에게 주어진 주요 과제는 중국 축구의 2년 후 도쿄올림픽 자력 진출이다. 이를 위해서는 2020년 1월 23세 이하(U-23) 아시아선수권 3위 안으로 입상해야 한다. 중국은 올림픽 종합 순위에서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스포츠 강국이지만 축구에서만은 유독 힘을 못쓰고 있다. 1988 서울올림픽을 마지막으로 단 한 번도 자력 진출하지 못했다.

마지막 올림픽 본선 출전은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권을 얻은 2008년 베이징 대회다. 당시 조별리그 1무 2패를 기록해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자국 리그인 슈퍼리그는 막대한 투자를 통해 빠른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지만 이와 반대로 대표팀은 여전히 국제무대에서 맥을 못 추기 때문에 히딩크 감독을 향한 중국의 기대감은 높을 수밖에 없다.

쉽지만은 않다. 중국 19세 이하(U-19) 대표팀은 23일 아시아선수권 대회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0대 1로 패했다.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끝내 예선탈락을 피하지 못한 것이다. 이 대회의 상위 4개 팀(준결승 진출)은 이듬해 벌어지는 FIFA U-20 월드컵 본선 진출권이 주어진다. 중국은 네덜란드에서 개최한 2007년 대회를 끝으로 FIFA U-20 월드컵 무대를 밟지 못하고 있다.

경기장을 찾아 중국의 패배와 탈락을 눈앞에서 지켜봐야 했던 히딩크 감독의 마음도 착잡할 수밖에 없었다. 히딩크 감독은 이들을 이끌고 2년 후 올림픽에 나가야 하는 임무를 떠안고 있다.

의기소침할 법하지만 히딩크 감독은 “지금의 모험을 계속할 것이다”며 다시 한번 의지를 불태웠다. 그는 “그동안 많은 구단을 지도하고 협회와 일을 해오며 수많은 도전이 잇따랐다”며 “난 여전히 힘과 열정이 넘치며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히딩크 감독은 중국축구의 ‘기적’을 꿈꾼다고 했다. 그가 2002 월드컵에서 한국의 4강 신화를 이어 아시아 무대에서 또 한 번의 기적을 쓸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