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방북했다 숨진 웜비어, 치아 변형…폭행 당했을 가능성 높다”

입력 2018-10-24 14:55
AP통신

관광객 신분으로 북한에 가 체제 선전물을 훔쳤다가 혼수상태로 송환,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치아가 외부 압력으로 변형됐다는 의학적 소견이 나왔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24일 “웜비어가 북한에 억류되기 전 그를 진료한 치과의사들이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연방법원에 그의 치아가 물리적으로 변형된 것 같다는 의학적 소견을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오토 웜비어는 2016년 1월 관광차 북한을 방문했다가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돼 17개월간 북한에 억류됐다가 지난해 6월13일 혼수상태로 석방돼 미국으로 돌아왔다가 6일 만에 사망했다. 당시 북한 측은 웜비어가 식중독을 앓다가 수면제를 복용한 뒤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전했지만, 웜비어 부부는 “오토의 눈과 귀가 모두 멀어 있었고 아랫니를 뺐다가 다시 넣은 흔적이 있었다”면서 고문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2014년부터 웜비어를 진료한 타드 윌리엄스 박사는 법원 진술서에 과거 그의 치아 상태를 찍은 엑스레이 사진과 그가 사망한 뒤 촬영된 두개골 스캔 사진을 첨부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망 전 사진에서는 웜비어의 아랫니가 정중앙에 위치했지만, 사망 이후 촬영된 사진에서는 치아가 있어야 할 위치의 뒤쪽에 자리하고 있다”며 “마지막 진료 시점인 2015년 5월 이후 물리력이 작용한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다른 의사의 소견서도 있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웜비어의 치과 주치의였던 머레이 도크 박사 역시 “북한 여행 전후 아래쪽 중간 치아 4개의 위치에 차이가 있다”며 “이런 변화는 충격으로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했다.

방송은 “웜비어가 북한에 갔을 당시 폭행 등을 당해 치아가 손상됐을 수 있다”며 그에 대한 고문 의혹을 다시 제기했다.

웜비어의 부모 측은 언론 인터뷰와 성명서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북한 측에 책임을 묻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로비스트를 고용해 북한 운송업체와 중국 무역업체 등을 제재하는 북한 경제제재법 통과를 도왔다. 지난 4월에는 북한 정부를 상대로 자백 강요·고문 등 국제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현재도 이 소송은 진행 중이다.

김종형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