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모나코의 끝없는 추락이 시작됐다. 강등이 눈앞이다. 지난여름 전임 감독인 레오나르두 자르딤의 “내가 모나코에 합류한 이후로 가장 힘든 시즌이 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예측은 보기 좋게 적중했다.
현재 그들의 소속된 프랑스 리그1에서 순위는 19위.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도 2전 전패를 기록하며 조 최하위로 처져있다. 최근 10경기 연속 무승 행진 중이다.
모나코는 2016-17시즌 프랑스 리그1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챔피언스리그에서도 4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자르딤의 유망주 활용과 선수를 보는 안목이 만들어낸 성과였다. 이미 세계 최고를 위해 발을 내딛기 시작한 킬리안 음바페 뿐만 아니라 베르나르두 실바와 벤자민 멘디, 토마스 르마와 파비뉴, 티에무에 바카요코와 테렌스 콩골로, 주앙 무티뉴와 라시드 무크라트 디아카비 등 자르딤 감독의 지도 아래 수많은 신성들이 등장했다. 하지만 이들 중 현재도 모나코 유니폼을 입고 있는 선수는 단 한명도 없다.
모나코가 지난 두 시즌 간 이적료 수입으로 거둬들인 돈은 7200여억원. 구단은 유럽의 거상으로 거듭났지만 그 이면에 자르딤이 감독으로서 겪어야 했던 고충을 짐작해 볼 수 있다. 그는 유망주 발굴 뿐만 아니라 부상으로 선수생활의 나락에서 해매고 있던 라다멜 팔카오를 다시 정상의 자리로 되돌려 놨다.
모나코는 지난 시즌에도 주축인 음바페를 포함해 대부분 주축 선수들이 빠져나갔음에도 불구하고 2위를 지켜냈으나 계속되는 선수들의 이탈에 이제는 버틸 수 없게 된 모양새다. 중원의 중추였던 토마스 르마와 파비뉴의 이탈이 컸다.
결국 모나코는 분위기 반전을 위해 칼을 빼들었다.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간) 짧게나마 팀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자르딤 감독을 경질한 것이다. 그리고 그 자리에 해설위원을 지낸 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벨기에 대표팀의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티에리 앙리를 앉혔다. 벨기에를 월드컵 3위로 이끌었던 공로를 높게 샀다. 앙리는 불과 4년 만에 선수에서 감독 자리를 꿰찬 것이다.
앙리의 감독 생활도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앙리는 21일 스트라스부르와의 사령탑 데뷔전에서 1대 2로 패하며 다가올 험로를 짐작케 했다. 한 때 챔피언스리그 우승에도 도전했던 모나코의 목표가 이젠 1부리그 잔류가 됐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