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세상] “다시 오면 돈 줄게” 믿은 순진한 무장강도들의 최후

입력 2018-10-24 11:34
벨기에 샤를루아 전자담배 가게에서 지난 20일 오후 금품을 요구하는 강도들. 이 장면은 가게 내부 CCTV에 포착됐다. 영국 BBC 뉴스 페이스북 캡처

저녁에 다시 오면 돈을 더 주겠다는 가게 주인의 말을 믿고 무장강도들이 순순히 물러갔다. 그리고 진짜로 저녁에 다시 돌아왔다. 이 강도들은 어떻게 됐을까. 코미디의 한 장면 같은 이 이야기는 ‘실제 상황’이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23일(이하 현지시간) “벨기에 샤를루아에서 전자담배 가게 주인이 기지를 발휘해 떼강도들을 체포시켰다”고 보도했다. 강도 용의자는 모두 6명. 그 중 5명이 검거됐다.

사건은 지난 20일 오후에 발생했다. 강도 6명은 전자담배 가게로 들이닥쳐 금품을 요구했다. 가게 주인은 14분 동안 대화를 나누며 강도들과 친해지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강도들은 주인을 밀치며 돈을 내놓으라고 위협했다. 주인은 그때 기지를 발휘했다.

주인은 강도들에게 “지금은 돈을 많이 갖고 있지 않으니 다시 돌아오면 2000~3000유로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강도들은 주인의 말을 믿고 순순히 돌아갔다.

유럽에 송출되는 프랑스어 방송 RTL과 인터뷰하는 전자담배 가게 주인. RTL 페이스북 캡처

가게 주인은 곧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경찰은 강도들이 돌아올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현실이 됐다. 강도들은 가게 폐점을 한 시간 앞두고 다시 돌아왔다.

주인은 강도에게 먼저 “아직 영업이 끝나지 않았으니 한 시간 뒤 다시 오라”고 제안했다. 순진한 강도들은 이 말도 믿었다. 다시 돌아가고 오후 6시30분쯤 돌아왔다. 강도들이 세 번째로 돌아왔을 때, 경찰은 잠복하고 있었다. 일당 중 5명은 현장에서 붙잡혔다.

무모한 제안으로 강도를 설득해 피해를 입지 않고 검거까지 성공한 가게 주인은 스타가 됐다. 그는 유럽 전역에 송출되는 프랑스어 방송 RTL과 가진 인터뷰에서 “마치 코미디 같았다. 이들은 지금 벨기에의 최악의 강도로 불리고 있다”고 말했다.

강문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