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박해 받는 크리스천의 소식을 전하는 ‘월드와치모니터’는 지난 22일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 무슬림의 공격으로 온 가족이 피살되는 장면을 목격한 여학생 블레싱 코지(23)의 사연을 전했다.
악몽 같은 사건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일어났다. 나이지리아 중부 플래토 주 주도인 조스의 외곽지역 루쿠바 로드에 사는 블레싱은 가족들과 함께 할머니 방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있었다. 오후 7시쯤 무슬림 풀라니족이 집안으로 쳐들어온 뒤 마구 총을 쏴댔다.
블레싱과 그녀의 사촌만 살아남고 할머니와 어머니, 형제자매, 사촌 등 열 명이 숨졌다. 블레싱은 바닥에 누워 죽은 척했는데 괴한 중 한 명이 쏜 총탄에 목과 어깨에 큰 상처를 입었다. 총상을 입었지만 그녀는 침대 밑으로 숨었다. 피를 흘리면서도 한 시간 이상 숨죽이며 괴한들이 떠나기를 기다렸다.
블레싱의 사촌 중 두 명이 살아있었는데 괴한들은 잔인했다. 이들은 세 곳에서 사촌 한 명에게 총질을 했다. 이 사촌은 죽지 않았다. 하지만 중상을 입었다. 또 다른 사촌 한 명은 강간당한 뒤 총에 맞아 숨졌다.
괴한들은 블레싱의 이웃도 공격했다. 그날 밤 블레싱 가족 열 명을 포함한 열다섯 명이 사망했다. 부상자는 블레싱을 포함해 다섯 명이다.
블레싱은 “괴한들은 검은 옷을 입고 풀라니 말을 썼다. 일부는 군복에 영어를 사용했다”면서 “군복을 입은 괴한들은 집을 떠나면서 ‘일을 마쳤으니 돈 받아야지’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늦도록 일 하느라 집에 없었던 아버지는 온 가족을 잃은 충격에 식음을 전폐하고 있다. 블레싱은 “아버지는 지금 말도 못하고 먹지도 못하고 있다”면서 “오로지 기도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끔찍한 살육이 이어졌지만 나이지리아 공권력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블레싱은 경찰이나 군인 누구도 우리를 구하러 오지 않았다고 했다.
블레싱은 왜 자신들이 습격을 당했는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건 발생 이틀 전 풀라니족 사람들이 아들을 찾는다며 마을을 돌아다녔다고 전했다. 풀라니족 사람들이 떠난 뒤 아들의 시신이 마을에서 발견됐다. 블레싱은 “누구도 그 풀라니족 아들의 시신이 왜 우리 마을에서 발견됐는지 알지 못했다”면서 “풀라니족 사람들은 아들의 사망을 관계 기관에 신고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나이지리아에서는 기독교인과 무슬림간 유혈 충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엔 북부 카두나 주에서 기독교인과 무슬림간 다툼이 유혈 충돌로 이어져 55명이 사망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