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등촌동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40대 여성 피살 사건과 관련해 가해자인 자신의 아버지를 엄중처벌해 달라는 딸의 청원이 등장했다. 청원엔 특히 자신의 부친이 절대 심신미약 상태가 아니며 치밀한 계획 하에 범행을 저지른 극악무도한 범죄자라는 주장과 함께 사형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겨 눈길을 끌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23일 ‘강서구 아파트 살인사건 피해자의 딸입니다(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417147)’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여기서 말하는 ‘강서구 아파트 살인사건’은 지난 22일 강서구 등촌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이모(47)씨가 이혼한 전 남편 김모(49)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사건을 뜻한다.
글에는 “강서구 등촌동 47세 여성 살인사건의 주범인 아빠는 절대 심신미약이 아니고 사회와 영원히 격리시켜야 하는 극악무도한 범죄자”라며 “제2, 제3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사형을 선고 받도록 청원한다”고 쓰여 있다.
그러면서 이 네티즌은 그동안의 고통을 구구절절 설명했다. “끔찍한 가정 폭력으로 엄마와 아빠가 함께 살 수 없었고 이혼 후 4년 여 동안 살해 협박과 주변 가족들에 대한 위해 시도 등 많은 사람들을 힘들게 했다”고 한 네티즌은 “엄마는 늘 불안감에 정상적인 사회 활동을 할 수 없었고 보호 시설을 포함해 다섯 번의 숙소를 옮겼지만 온갖 방법으로 찾아내 엄마를 살해 위협했다”고 전했다.
“결국 사전 답사와 치밀하게 준비한 아빠의 범행으로 엄마는 허망하게 하늘나라로 갔다”고 한 네티즌은 “피의자인 아빠는 치밀하고 무서운 사람이다. 엄마를 죽여도 6개월이면 나올 수 있다고 공공연히 말했다. 이런 아빠를 사회와 영원히 격리 시키고 심신미약을 이유로 또 다른 가족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동의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이 네티즌은 “사랑하는 엄마 저희가 지켜주지 못해 죄송해요. 하늘나라에서 이제 그만 아파하고 저희 걱정 그만하세요. 이제 평안히 쉬시고 그동안 애쓰셨어요. 사랑해요.”라고 인사해 네티즌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해당 청원은 24일 오전 5시 현재 5만 명이 넘는 네티즌의 동의를 얻었다. 앞서 강서경찰서는 22일 이씨를 살해한 혐의로 전 남편인 김씨를 긴급체포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혼 과정에서 쌓인 감정 문제 등으로 전 아내를 살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김씨는 심신미약을 주장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자세한 범행 경위 등에 대해 조사한 뒤 24일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