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한 PC방에서 발생한 살인사건과 관련, 가해자의 동생이 폭행에 가담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앞서 동생은 범행 당시 피해자의 팔을 붙잡는 등 가해자를 도왔다는 의혹을 받았었다. 그러나 경찰은 현장 CCTV를 토대로 “동생은 범행을 말리려고 했었다”고 밝혔다.
백성문 변호사는 2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가해자 김성수(30)씨의 동생 A씨(28)는 살인의 공범은 아니다”면서도 “특수폭행의 공범이 될 개연성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백 변호사는 “영상을 보면 A씨는 김씨가 칼을 꺼내기 전까지만 피해자를 붙잡고 있었다. 때문에 살인 공범으로는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앞선 폭행은 방조·가담하다가) 칼을 보고 놀라, 예상을 초월한 공격행위를 인지한 뒤에야 형을 말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백 변호사는 “A씨는 김씨가 경찰의 중재를 받고 집에 다녀오는 동안 PC방 주변에서 김씨를 기다렸다”며 “김씨가 뭘 어떻게 할지는 몰랐었더라도 최소한 PC방을 다시 찾아 시비를 걸 것이라는 예측은 충분히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가 ‘저 사람이 나한테 이렇게 했으니까 나는 저 사람을 혼내줄 것이다. 너 나랑 같이 하자’ 정도는 말해줬을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특수폭행의 공범이 될 개연성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찰은 그 부분에 대한 조사만 집중하면 될 것 같다”며 “특수폭행의 공범 가능성 여부는 조금 더 열어놓고 수사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A씨는 살인뿐만 아니라 폭행에도 일절 가담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그는 김씨가 집에 간 뒤 PC방 로비를 서성인 데 대해 “형이 갑자기 나가고 난 다음에 어떤 상황인지 잘 몰라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김씨도 “동생에게 (흉기 소지 사실을) 말 안 했다. 말하면 제지할 것을 알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CCTV 영상을 보면 A씨가 김씨를 따라다니면서 ‘뭐하는데’ ‘왜 그러는데’라고 묻는 장면이 나온다”면서 “김씨는 끝까지 말해주지 않고 (PC방 인근을) 배회했다”고 강조했다. A씨가 폭행당하는 피해자를 붙잡았던 데 대해서도 “‘가까이 있는 사람을 먼저 떼려고 했다’는 진술이 신빙성 있다”며 “집단 폭행 사건 등을 수사하다 보면 일반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다. 대부분 정신이 없으니까 가까이 있는 사람을 말리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사건은 지난 14일 오전 8시10분 발생했다. 김씨는 PC방 아르바이트생 B씨(21)를 흉기로 수십차례 찔러 살해했다. B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이날 오전 11시쯤 숨졌다. 김씨는 경찰이 쏜 테이저건에 맞아 현장에서 체포됐다.
범행 전 김씨는 다른 손님이 남기고 간 음식물을 치워 달라며 B씨에게 화를 냈다고 한다. 이후 환불을 요구하기도 했다. 경찰이 출동해 이들의 말다툼을 중재하고, 화해를 권유한 뒤 돌아갔으나 분을 삭이지 못한 김씨는 집에서 흉기를 가지고 와 범행을 저질렀다.
전형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