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지진 소식이 끊이지 않는 요즘, 우리나라도 지진에 안전지대가 아니므로 미리 대응방법을 알고 있어 대비하여야 한다. 하지만 지진과 지진 안전에 대한 우리들의 이해와 인식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언제 다시 발생할지 모르는 지진에 대해 알아보자.
지진은 왜 발생하는 것인가
지진은 지구 내부에 급격한 지각변동이 생겨 그 충격으로 발생한 지진파로 인해 땅이 흔들리는 현상이다. 지구의 표면은 10~12개의 판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1년에 수 cm 이상의 속도로 천천히 이동한다.
이렇게 움직이는 판이 서로 부딪치거나 쪼개지면서 판 내부에 힘을 축적하고 이러한 힘이 지각에 가해지면서 그 한계를 넘어 약한 부분이 순간적으로 급격하게 파괴되며 지진이 발생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지진은 판의 내부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판들의 충돌에 의해서 만들어진 힘이 판 내부로 전달되어 발생한다.
지진파의 속도는 어떻게 달라지나
지진파는 지진으로 인해 발생된 에너지가 전달되는 것으로 지구 내부를 가로질러 전파하는 P파와 S파, 표면을 따라 전파하는 표면파(러브파, 레일리파)로 구분된다. 이러한 지진파에 의해 진동이 발생한다.
지진파는 전파 조건에 따라 속도와 크기가 달라지는데 암석의 밀도가 높을수록 전파 속도가 증가한다. 암석을 통과하던 지진파가 토양을 통과하면 속도는 감소하지만 진폭은 증폭된다. 단단한 기반암 지역보다 부드러운 토양으로 된 지역에서 진동을 더 크게 느낄 수 있고 피해도 커질 수 있다.
기상청에서는 이처럼 지진파를 변형·증폭시키는 지구내부구조를 분석해 한반도의 지진 발생 원인을 규명하고자 ‘한반도 지하 단층·속도 구조 통합모델 개발’사업을 추진 중이다. 내년부터는 조사된 지하단층구조와 지진파 속도구조를 통합해 지하 구조에 대한 모델을 개발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기상청은 이 사업을 통해 지금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지하 단층구조를 파악하고 3차원의 상세한 지진파 전파속도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로써 지진 발생 깊이와 지진의 진동 예측정보 등 지진정보가 더욱 정교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진의 크기는 어떻게 나타내는가
큰 규모의 지진은 발생 전후 진원 부근에서 여러 번의 지진이 발생한다. 발생한 순서에 따라 전진-본진-여진으로 구분된다. 큰 규모의 지진을 일으키는 단층 내에서 본진 전에 발생하는 지진을 전진이라고 한다.
본진은 진원 부근에서 발생하는 지진 중 가장 규모가 큰 지진을 말한다. 여진은 정확한 정의는 없으나 본진 뒤에 발생하는 작은 규모의 지진으로 강한 지진이 발생한 후 단층에 탄성에너지가 방출되면서 일어난다.
지진의 크기는 규모와 진도로 나타낸다. 지진이 발생했을 때 언론에서 전해주는 지진의 크기는 주로 규모이다. 규모는 지진이 가지고 있는 절대적인 에너지의 크기이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지역 규모는 지진계에 기록된 지진파의 최대 진폭과 진앙거리를 이용하여 산출되는 수치로 규모 1이 증가하면 지진파의 진폭은 10배 증가하고 방출되는 에너지는 약 32배가 증가한다. 예를 들면 규모 6.7의 지진은 규모 4.7의 지진에 비해 방출되는 에너지가 약 1024배가 되는 것이다.
진도는 특정한 장소에서 느껴지는 땅의 흔들림의 크기로 진원지에서 멀어질수록 감소하며 일반적으로 로마숫자로 나타낸다. 예를 들면 2017년 11월에 발생한 포항지진은 규모 5.4였으나 계기진도는 경북이 Ⅵ, 강원, 경남, 대구, 부산, 울산 충북이 Ⅳ, 전북은 Ⅲ이었다.
진도서비스는 현재 유관기관을 대상으로 시범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말, 대국민을 대상으로 시행된다. 기상청에서 수정 메르칼리 진도계급(12단계)을 기준으로 진도를 나타내고 있다. 진도서비스는 내가 있는 위치에서의 진동의 크기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지진 발생 시 대응에 보다 효과적이다.
빠르게 성장한 대한민국 지진관측과 분석기술
대한민국의 지진관측소는 올 연말까지 314개소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관측망이 모두 구축되면 지진조기경보 시간이 7~25초로 앞당겨 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부터는 기상청이 관측에서 통보까지 일원화된 시스템을 갖추고 지진이 나면 행정안전부를 거치지 않고 이동통신사를 통해 긴급재난문자를 직접 전송하고 있다. 지진·지진해일 재난 문자서비스를 기상청이 담당함으로써 전달과정에서 한 단계가 줄어 시간을 1~5초가량 단축하게 되었다.
지진은 현대의 과학기술로는 예측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빠르게 정보를 알고 대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김종석 기상청장은 “지진은 전 지구적인 지각변동의 과정이며 인간이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을 넘어서 발생하는 대규모 자연현상으로 지진을 발생시키는 힘은 엄청난 양의 에너지다”라며, “현재로써는 지진을 막을 수도 예측할 수도 없기에 지진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지진 대피 요령을 숙지하고 지진 정보를 빠르게 받아 대응함으로써 지진으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 재난을 최소화하는 길이다”라고 전했다.
디지털기획팀 이세연 lovok@kmib.co.kr